2025년 02월 21일(금)

폭죽 소리에 놀라 도망친 '다운증후군 소녀' 찾는 부모 위해 배달 포기하고 찾아나선 라이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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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다운증후군이 있는 소녀가 폭죽 소리에 놀라 도망치면서 실종되자 그를 찾기 위해 배달원들이 생업을 제쳐두고 나섰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NOODOU에 따르면 쿠알라룸푸르 스리 페탈링(Sri Petaling)에서 다운증후군이 있는 A양이 실종됐다.


말레이시아에 사는 남성 A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실종된 B양을 찾는 과정을 전했다.


그는 이날 B양의 오빠를 만나기로 했다가 실종 소식을 전해들었다고 한다.


A씨는 소식을 듣자마자 실종 장소 부근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아 수소문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행히 실종 소식을 들은 사람 8~10명이 모였다. A씨가 배달 플랫폼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배달원들도 함께 수색에 나섰다.


인사이트지난 13일 폭죽 소리에 놀라 사라진 A양을 찾기 위해 함께 수색한 남성 배달원 / Facebook 'Ben Choong 棒小钟'


한 배달원은 그날 번 돈이 30링깃(한화 약 9천 7백 원)에 불과했지만, 기꺼이 소녀를 찾아 나섰고 실종 2시간 만에 B양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B양을 집으로 보내기 위한 택시비는 37링깃(한화 약 1만 2천 원)이었기에 그는 이날 배달일을 해서 번 30링깃에 다른 사람에게 빌린 7링깃(한화 약 2천 2백 원)을 더해 택시를 불렀다. 


엄마를 찾겠다고 계속 울고 있는 소녀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남성은 거리를 방황하던 B양을 보고 배가 고플까 걱정이 되어 5링깃(한화 약 1천 6백 원)을 주기도 했다.


인사이트지난 13일 폭죽 소리에 놀라 사라진 A양을 찾기 위해 함께 수색한 남성 배달원 Fizie Lanos / Facebook 'Ben Choong 棒小钟'


A씨는 "인터넷에는 더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 인플루언서들의 소식이 아니라, 이런 따뜻한 이야기들이 퍼졌으면 좋겠다"라며 사연을 공개했다.


B양의 가족은 B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민들과 배달원들에게 사례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은 B양에게 5링깃(한화 약 1천 6백 원)을 준 남성에게 20링깃(한화 약 6천 5백 원)을, 돈을 빌려 택시를 태워 보내 준 배달원에게 60링깃(한화 약 1만 9천 5백 원)을, 한 팀이 되어 A양을 찾아준 4명의 배달원에게 각각 40링깃(한화 약 1만 3천 원)을 주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날 B양을 함께 찾아 나섰던 배달원 피지 라노스(Fizie Lanos)는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난 그저 돕기 위해 내가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면서 "신의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