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0일(목)

공공기관 퇴직 후 가족 몰래 매일 나와 '일용직' 일한 아빠... 호텔 화재사고 유가족 오열

부산 반얀트리 호텔 화재로 사망한 작업자..."가족들 몰래 일해"


인사이트뉴스1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오랑대공원 인근의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 현장에서 지난 14일 오전 10시 51분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6명이 숨지고, 27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었다.


하루 아침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황망함에 눈물을 흘렸다. 이 중에는 가족들 몰래 일용직으로 일하던 작업자도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안긴다.


지난 15일 연합뉴스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가족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작업자 A씨의 딸 B씨는 "아버지가 부산의 한 공공기관에서 일하다가 퇴직했는데, 돈을 벌기 위해 엄마와 저도 모르게 일을 가신 것 같더라"며 "아버지 동료에 따르면 굳이 일주일 내내 나와서 일을 하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부산소방재난본부


B씨는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너무 무뚝뚝한 딸이라서 대화가 많이 없었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것을 촉구했다. A씨 유족에 따르면 회사 측은 사고 원인은 알려주지 않으면서 장례부터 치른 뒤 합의하자는 말을 했다고 한다.


B씨등 유가족은 "불이 날 만한 환경에서 작업을 할 때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왜 우리 가족만 빠져나오지 못했는지, 공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회사에서 재촉한 부분은 없었는지 등이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경찰은 화재 발생 경위 및 내부 곳곳에 있던 인테리어 내장재의 종류와 적재 규모, 스프링클러나 경보기 등 안전장치의 가동 여부, 근로자 안전 교육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 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인사이트뉴스1


부산고용노동청도 중대재해 처벌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올해 상반기 개장을 앞두고 있던 5성급 최고급 별장형 리조트로, 시공은 삼정기업과 삼정이앰씨가 맡았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인 반얀트리호텔앤리조트 측은 "해당 호텔은 독립적인 한국 기업이 소유하고 개발 중이며 완공된 후에 반얀트리에서 관리하는 역할을 하기로 돼 있다"며 "호텔 오너사(사업자)와 시공사, 현지 당국과 협력해 정보를 수집하고 상황을 관리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건설 노동자들과 그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