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1일(금)

도움 호소하는 청각 장애 할아버지 1년간 도와... 공무원이 받은 '마지막 손편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청각 장애를 가진 할아버지를 1년간 병원에 데려다 준 공무원이 받게 된 한 통의 편지가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픈 할아버지 1년 동안 병원 따라다니고 받게 된 편지 한 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재조명됐다. 이 글은 공무원 A씨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시한 글이다.


A씨는 "지난 여름 청각 장애를 가진 할아버지가 나를 찾아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할아버지는 암에 걸렸지만 가족도, 친척도 없어 대학 병원에서 진료를 거절당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상담 당시에도 글로 소통하며 도움을 간곡히 청하는 할아버지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두 팔 걷어붙이고 1년간 할아버지의 검사, 입원, 수술, 의사 면담까지 도맡으며 그의 눈과 귀와 손발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고령의 할아버지가 암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A씨에게는 편지 한 장과 잘 익은 복숭아 한 박스를 남겼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편지에서 할아버지는 "선생님. 오늘도 더위에 행정 업무에 종사하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습니까. 항시 따뜻한 마음으로 저를 도와주신 선생님께 큰 보답도 해드리지 못했다"며 "선생님 배려에 감사하고 항시 잊지 않겠다. 선생님의 배려에 비하면 이 작은 선물이 미안할 따름이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저의 배려로 보내니 여러 직원들과 같이 맛있게 또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A씨에게 들려온 것은 할아버지의 부고 소식이었다. 그는 "편지의 잉크가 바래져 가기도 전에 할아버지는 요양 병원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무연고 장례를 치렀다고 밝혔다.


A씨는 더운 여름 사람 많은 대학병원에서 2~3시간씩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다닌 기억이 생생하다며 다시 돌아가더라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며 앞으로 비슷한 일이 생겨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