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1일(금)

"다이아 반지로 프러포즈하지 마세요"... 마트서 1캐럿에 1만5000원 주고 사는 날 온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합성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을 위협하면서, 고가의 청혼 반지가 마트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다이아몬드로 프러포즈하지 마세요"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업체 드비어스가 1947년에 만든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다이아몬드 신화가 무너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합성 다이아몬드가 청혼 반지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 미국 보석상들은 합성 다이아몬드 판매 비중이 2020년 10%에서 현재 50%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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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다이아몬드는 지하 200km에서 수억 년에 걸쳐 생성되지만, 합성 다이아몬드는 실험실에서 수백 시간 만에 만들어낸다. 


전문 장비를 갖춘 보석 감정사 외에 보통 사람의 눈으로는 두 다이아몬드의 품질을 구별하기 어렵다.


다이아몬드 업계 전문 애널리스트인 폴 짐니스키는 2015년에는 두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비슷했지만, 2024년에는 같은 가격으로 4배 큰 합성 다이아몬드를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돈 쓰는 걸 싫어하는 남자친구가 더 크고 멋진 다이아몬드, 더 행복한 약혼녀, 그리고 그럴 듯한 지위의 상징이라는 매력적인 제안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 지수는 10일 기준 94.94까지 하락했다. 이는 2022년 3월 최고치 158.39보다 40% 낮은 수준이다.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가 합성 다이아몬드로 이동하면서 드비어스의 매출도 3분의 1로 감소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다이아몬드가 일반적인 상품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청혼 반지는 사랑과 경제력을 상징하는 일회성 구매이기 때문에, 가격이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합성 다이아몬드의 도매 가격은 6년간 90% 하락했지만, 보석상들은 이를 소매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마진율을 높여왔다. 3캐럿 합성 다이아몬드의 소매 마진율은 5년 전 30%에서 현재 90%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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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포트 그룹의 마틴 라파포트 회장은 "멀지 않은 미래에 합성 다이아몬드 가격이 캐럿당 10~15달러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부 온라인 매장에서는 이미 수백 달러대에 합성 다이아몬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합성 다이아몬드가 할인마트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면, 사치품으로서의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도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석업계는 앞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드비어스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며 "다이아몬드는 영원하지 않다"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