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15일(토)

美 FDA가 '대동맥 질환' 부작용 경고했던 항생제, 韓 연구팀이 '연관성 없음' 입증

인사이트(좌) 김정호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우) 유승찬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 세브란스병원


대동맥 질환을 유발한다고 논란이 일었던 대표적인 감염병 치료약인 '퀴놀론계 항생제'.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와 관련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14일 김정호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와 유승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퀴놀론계 항생제가 대동맥 질환과 무관한 것을 밝혀냈다.


퀴놀론계 항생제는 기존에 대동맥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든 바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퀴놀론계 항생제는 요로감염, 폐렴 등 다양한 감염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치료제다.


처방 대상 질환이 다양하며 항균 범위가 넓을 뿐만 아니라 약의 체내 흡수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타 약제 대비 가격도 저렴해 감염 질환에 흔히 사용됐다.


하지만 미국 FDA와 호주 식약청 등에서 퀴놀론계 항생제가 대동맥류, 대동맥박리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사용 제한이나 주의 권고를 발표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처방률이 급격히 낮아졌다.


이에 따라 퀴놀론계 항생제의 약효와 범용성을 고려해 대동맥 질환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은 의료 데이터 기반 연구를 위한 국제 헬스케어 네트워크인 OHDSI를 활용해 한국, 미국, 일본, 대만, 호주 등 5개국의 14개 의료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표본 크기 확대, 다국가 분석 등을 통해 퀴놀론계 항생제와 대동맥 질환과의 인과관계를 밝히고자 시도한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했다.


연구팀은 퀴놀론계 항생제를 처방받은 요로감염 환자 1,300여만 명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같은 치료 효과가 있는 트리메토프림 등 여타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들과 대동맥 관련 부작용 발생 위험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퀴놀론계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의 대동맥 질환 발병률은 트리메토프림, 설파메톡사졸, 세팔로스포린 등의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들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연구 결과가 대상 국가 모두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면서 퀴놀론계 항생제와 대동맥 질환 발병률 간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정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대동맥 질환 발병 위험성과 상관없이 요로감염 등 감염 질환 치료에 퀴놀론계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찬 교수는 "특히 이번 연구가 미국 등 다국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점에서 단일 국가만을 대상으로 했던 기존의 연구와 차별화된다”며 “데이터 규모도 크게 확대돼 진행된 만큼 연구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슨(eclinicalmedicine, IF 9.6)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