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4일(금)

"같이 죽으려고 했다"던 하늘양 살해 여교사... 이수정 교수는 우울증 아닌 '이 문제'로 봤다

인사이트뉴스1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여교사가 1학년 김하늘(8) 양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교정학과 교수가 가해자의 행동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건이 우울증과 무관하며, 반사회적 성격장애에 의한 '이상 동기 살인'이라고 봤다.


지난 13일 YTN 라디오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에 출연한 이수정 교수는 "일단 우울증은 이런 종류의 폭력 행위와 전혀 인과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년 2만 명 이상의 많은 교사들이 업무 스트레스로 우울증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뉴스1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뉴스1


그러면서 "(살해 교사가)우울증 치료를 받던 사람이라는 경찰 발표는 '우울증 있는 교사를 전부 교직 부적응자가 아니냐는 낙인이 찍히는 문제가 있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가해 교사의 복직 후 행동에 주목했다. 


그는 "경찰 발표 내용 중 가장 눈여겨본 건 '복직 3일 후에 짜증이 났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이분은 사실 우울증보다 성격적으로 문제가 심각하게 있었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분의 복직한 이후 여러 폭력 행위가 보고됐다. (범행) 5일 전 컴퓨터가 잘 안된다고 컴퓨터를 파손했고, 어려움을 상담해 주겠다는 동료 교사들도 폭행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뉴스1


또 "지속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중단시킬 수 없었던 시스템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묻지마 살인으로 불리는 '이상동기 살인'의 특징을 보인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이상동기 살인 가해자의 고유한 특성이 있다"며, 피해망상을 동반한 조현병이나 극도의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이 방어 능력이 가장 취약한 대상을 선택해 복수하는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가해자가 '같이 죽을 생각으로 아이를 유인했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서 이 교수는 성격장애 환자들의 전형적인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교수는 "성격장애 환자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며 "우울증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자해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데 이런 유형과는 동기가 다르다"고 짚었다.


이어 "(가해자가) 다른 교사와 다툴 때도 '왜 나만 불행하냐'고 얘기했다고 하는데, 상당 부분 반사회적 사고와 연관된 코멘트였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덧붙였다. 


또 "아주 희귀하지만 우울증이 스펙트럼처럼 망상이나 조현병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건이) 우울증 때문만은 아니다. 피해자의 정신과적 문제를 좀 더 치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더 심한 정신 질환이 동반했을 개연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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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이번 사건을 심신미약에 의한 우발적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가해자가 장학사와의 면담 후 점심시간에 흉기를 구매하고, 방음 시설이 있고 CCTV가 없는 시청각실을 선택했으며, 피해자가 혼자 있을 때를 노린 점 등을 들어 치밀한 계획 살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가해 교사는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 후 귀가하는 하늘 양을 유인해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일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무단외출 해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자해한 교사는 병원에서 수술에 들어가기 전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다. 현재 그는 회복 중이며,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한 후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