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사파리삿포로의 숙박 시설이 운영한 '물범과 함께 숙박하기' 프로그램 / change.org
좁은 방 안에 물범을 전시하는 '물범 뷰' 숙박 시설 등을 운영한 일본의 한 동물원이 결국 철거될 결말을 맞았다.
지난 11일 TV홋카이도 등 일본 지역 언론은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가 지역 남서부 미나미구에 있는 '노스사파리삿포로(ノースサファリサッポロ)'에 대해 도시계획법에 근거한 '철거 명령'을 내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2005년 7월 개원한 노스사파리삿포로는 관광객이 직접 우리에 들어가 호랑이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등 동물과 가깝게 만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어왔다. 때문에 '일본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원'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 있는 동물원 '노스사파리삿포로'가 운영하는 숙박 프로그램에 의해 갇혀있는 물범 '페퍼'를 풀어달라는 청원 / change.org
그러다 지난해 11월 이 동물원이 주최한 '물범과 함께 숙박하기' 프로그램 이후로 논란이 더 커졌다. 투명한 벽 너머로 좁은 공간에 갇힌 물범을 구경할 수 있는 숙박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인데, 물범은 넓고 탁 트인 곳을 선호하는 동물이기에 더욱 논란이 됐다.
당시 삿포로시에는 이와 관련한 500건이 넘는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또 해당 동물원의 폐원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이 열려 약 1,300명(12일 현재)의 누리꾼이 참여하기도 했다.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 있는 동물원 '노스사파리삿포로'의 '사자와 함께 숙박하는 프로그램' 예약 페이지 / 노스사파리삿포로 홈페이지
해당 동물원은 철거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동물과 함께 숙박하는 프로그램의 예약을 받고 있다.
사자와 함께 숙박할 수 있는 숙소는 1인 당 2만 9천 엔(한화 약 27만 원)에서 4만 7천 엔(한화 약 46만 원), 바다거북과 숙박하는 숙소는 1만 9천 5백 엔(한화 약 18만 원)에서 2만 3천 엔(한화 약 22만 원) 사이다.
또 3천 3백 엔을 추가하면 미어캣, 토끼, 기니피그, 부엉이, 미니 돼지 등 추가로 함께할 동물을 선택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지난 7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 있는 동물원 '노스사파리삿포로'가 홈페이지에 올린 폐원 관련 입장문 / 노스사파리삿포로 홈페이지
한편 지난 7일 해당 동물원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국도에 설치된 간판 5개 중 4개를 이미 철거했다"면서 "동물의 생명 보호와 건강한 사육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철거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은 애초 개발 허가 문제도 있다고 전해진다. 해당 동물원 부지가 거주 및 상업용 개발이 제한되는 '시가화 조정 구역'이었기 때문이다.
삿포로시는 동물원 건설 개시 이후 뒤늦게 개발 불가 사실을 통지했다. 하지만 동물원은 이를 무시하고 이듬해 동물원을 개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