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1일(금)

"한 방에 젊어지는 주사 나올까"... 노화세포 제거하는 백신 임상시험 중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생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노화 억제 기술이 인간에게도 동일한 효과를 발휘할지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의 주말판 옵저버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세인트주드아동연구병원이 소아암 생존자 50~60명을 대상으로 노화를 예방하는 장기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평균 연령 40세로, 6개월 동안 '노화억제제'를 복용하며 건강 개선효과를 점검받는다.


이 약물은 화학적 합성제인 다사티닙(dasatinib)과 채소 및 과일에서 발견되는 천연약물인 케르세틴(quercetin) 또는 피세틴(fisetin)이다. 연구진은 이 치료가 기대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는지 5년마다 평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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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에 취약한 소아암 생존자들은 암을 이겨낸 후에도 수명 단축의 부작용을 겪는다.


세인트주드병원의 그렉 암스트롱 박사는 "소아암환자의 85%는 암을 이겨낼 수 있지만 심장병, 뇌졸중 등 만성 질환으로 인해 일찍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으로, 소아암 생존자들은 비정상적으로 많은 노화세포가 축적돼 신체적 쇠약이 빠르게 진행된다.


노화억제제는 특정 경로를 비활성화해 생쥐의 노화세포 자멸을 유도하는 약물이다.


지난 9월 열린 영국노화연구학회(BSRA) 학술회의에서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볼츠만 외상학연구소의 요하네스 그릴라리 소장은 노화 억제제의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주로 노화세포 축적이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는 진행성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옵저버와 인터뷰에서 "심혈관 질환, 신경 퇴행성 질환, 근골격계 질환, 폐섬유증, 만성 신장질환 같은 모든 연령 관련 질환에서 노화세포가 공통분모로 드러나고 있다"며 "노화억제를 사용하면 염증이 사라지고 주변 조직의 재생 능력이 회복된다는 것이 적어도 생쥐실험에서는 입증됐다"고 말했다.


현재 다사티닙과 케르세틴 조합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질병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다사티닙과 케르세틴 조합의 노화억제제를 투약하는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노화세포가 나쁜 것은 아니다. 일본 준텐도대 미나미노 도루 교수는 일부 노화세포가 상처 치유와 같은 중요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제거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2021년 GPNMB라는 단백질을 사용해 염증을 유발하는 노화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노화 백신'을 개발했다.


동물 실험 결과, 이 백신을 주사한 늙은 생쥐들은 기능 장애가 줄어들고 수명이 훨씬 더 길어졌다.


미나미노 교수는 현재 이 백신을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RNA 백신 형태로 개발해 면역 체계를 훈련시키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병, 만성 폐질환, 허약 체질 환자의 염증성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현재의 과제 중 하나는 인체 내 노화세포의 수와 치료에 따른 변화 정도를 추정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없다는 것"이라며 "노화세포의 축적을 측정할 수 있는 더 나은 영상 시스템을 개발된다면 연례적 건강 검진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