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 양의 빈소가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 뉴스1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 김하늘 양이 교사의 손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의자인 40대 교사 A씨가 미리 흉기를 준비한 뒤 책을 보여주겠다며 아이를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서부경찰서 육종명 서장은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A씨가 돌봄 교실 앞에 있는 시청각실에서 돌봄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마지막 학생과 함께 죽으려 했다는 진술을 했다"라고 밝혔다.
A씨는 범행 당일 학교 근처 주방용품 가게에서 흉기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 서장은 "A씨가 학교에 있다가 본인의 차를 타고 오후에 근처 한 2km 정도 떨어진 주방용품 가게에서 칼을 구입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A씨는 돌봄 교실에서 나오는 하늘 양을 시청각실로 유인한 뒤 자재 보관실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책을 보여주겠다"라는 핑계로 아이를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후 수술을 받기 전 병원에서 "교감 선생님이 수업을 못 들어가게 해 짜증이 났다"며 "어떤 아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시청각실에 있다가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고 들어오게 해 목을 조르고 흉기로 찔렀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가 시청각실을 범행 장소로 선택한 이유와 그곳에서 구체적인 범행 계획을 세웠는지 여부를 추가 조사 중이며, 하늘 양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지난 10일 김하늘 양이 살해된 대전 서구 초등학교 정문 앞 / 뉴스1
한편 A 씨는 지난해 12월 9일 우울증을 이유로 6개월간 질병 휴직을 했다가 불과 20여 일 만인 같은 달 30일 조기 복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복직 후에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도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체포 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신상 정보 공개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