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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혈중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시력 상실을 초래하는 난치성 질환인 녹내장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5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뉴아틀라스(New Atlas)'는 좋은 콜레스테롤이 보편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기존의 가설을 재고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좋은'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의 섭취를 늘리고 '나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을 피함으로써 심장병 위험을 줄이자는 메시지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하지만 '좋은' 콜레스테롤이 보편적으로 유익하다는 사실과 조금은 다른 연구 결과가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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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산대학 연구진은 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분류하는 것이 눈 건강, 특히 녹내장 발병 위험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전통적으로 높은 HDL-C 수치는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로 간주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높은 HDL-C 수치가 심혈관 및 전염병, 연령 관련 황반변성, 사망률 증가와 같은 부정적인 결과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러한 개념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으로 인해 시력 손실이 발생하는 안과 질환이다.
가족력, 높은 안압이, 당뇨병, 근시 또는 원시, 아프리카 또는 아시아계, 50세 이상인 사람은 녹내장 발병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녹내장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지만 안약, 레이저 치료, 수술 또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사용하는 방법으로 녹내장을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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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베이스에서 연구 모집 당시 40세에서 69세 사이의 참가자 400,229명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연구에 참여할 당시 녹내장을 앓고 있던 참가자는 아무도 없었다.
연구진은 각 참가자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여 HDL-C, LDL-C, 총 콜레스테롤(TC) 및 트리글리세리드(TG) 수치를 측정했다.
흡연 여부, 음주 빈도, 콜레스테롤 저하제(스타틴) 사용 여부와 같은 독립 변수는 자가 보고를 통해 결정했다.
평균 14년 반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6,868명(1.72%)의 참가자에게 녹내장이 발병했다.
통계 분석 결과, HDL-C 수치가 약간 증가할 때마다 녹내장 위험이 5%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LDL-C, TC, TG 수치가 중간 정도 증가할 때마다 녹내장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관성은 55세 이상의 참가자에게서만 지속되었으며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높은 HDL-C 수치는 남성 참가자에게서만 녹내장 위험이 높았고, 높은 LDL-C 및 TC 수치는 여성 참가자에게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녹내장 위험이 낮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는 남성의 이상지질혈증(혈중 건강에 해로운 지방 수치)에 대한 유전적 감수성과 폐경 후 여성의 호르몬 상태 변화 때문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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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러한 연관성이 유전적 근거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유전성 위험 점수(PRS) 분석을 수행했다. 기본적으로 PRS 분석은 녹내장 위험에 대한 유전적 영향과 비유전적 영향을 구분하는 데 사용되었다.
분석 결과 유전적으로 HDL-C 수치가 높은 참가자는 녹내장 위험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러한 관계가 환경이나 생활 습관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부분적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PRS 분석에서는 LDL-C, TC 및 TG의 유전적 연관성을 뒷받침하지 못하여 녹내장과의 연관성이 환경적 또는 이차적 요인 때문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혈액 샘플은 단일 시점에 채취되었기 때문에 참가자의 일반적인 혈중 지질 수치를 정확하게 포착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가 보고에 의존하기 때문에 연구에서 발견된 연관성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회상 및 오분류 편향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또한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사용한 모든 연구와 마찬가지로 연구 결과를 비유럽 인종 그룹에 일반화할 수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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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강점도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광범위한 교란 변수를 조정하여 조사 결과의 타당성을 높인 대규모 표본 규모이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이 대규모 장기 코호트 연구는 55세 이상의 참가자의 경우 HL-C 상승이 녹내장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일반적인 위험 분석에 의해 뒷받침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HDL 콜레스테롤은 70년 동안 '좋은 콜레스테롤'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 연구는 높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속적으로 좋은 예후 결과와 연관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추가적인 메커니즘 규명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HDL-C의 함량이 높은 음식으로는 연어, 고등어, 꽁치, 아보카도, 올리브유, 견과류, 달걀, 시금치, 마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