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12·3 비상계엄 당시 주요 인사 체포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휴대전화 메모에서 새로운 이름이 발견됐다.
이 메모에는 이미 알려진 체포 대상자뿐만 아니라 김건희 여사에게 디올 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의 이름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최재영 목사가 2024년 9월 2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에 출석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지난해 11월 초 작성된 이 메모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 기존에 알려진 체포 명단과 유사한 이름이 쓰여있었으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최 목사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전 의원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통진당 내란선동 사건으로 구속돼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이 확정됐다. 통진당도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 정당해산심판에 의해 해산됐다.
최 목사는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3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하고 이를 촬영해 공개한 바 있다.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한편 지난해 12월 31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여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하달받았다고 진술했으나, 이미 11월 초에 체포 시나리오가 준비된 정황이 드러났다.
여 전 사령관은 김 전 사령관으로부터 받은 체포 명단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평소 사석에서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한 인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ㅈㅌㅅㅂ의 공통된 의견임. 4인은 각오하고 있음'이라는 메모도 발견했다.
'ㅈㅌㅅㅂ'은 정보사, 특전사, 수방사, 방첩사령관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며,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포함한 4명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시에 적극 협조할 의지를 적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여 전 사령관은 검찰에 "비상계엄에 반대할 각오라는 의미"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 전 사령관은 4일 있었던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두 가지를 협조 요청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그 특정 명단에 대해서 저희들이 위치를 알 방법이 없으니 위치 파악을 좀 요청했다. 이것이 제가 기억하는 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