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31일(금)

커제 "한국서 모욕당해" 울분... 중국서 '한국 바둑기사' 출전 금지되자 한국기원 반응

'규정 위반'으로 패했는데...커제 9단 "나는 세계 바둑 우승 9회"


LG배 결승에서 반칙패에 이어 기권패 당한 커제 9단. / 사진 제공 = 한국기원LG배 결승에서 반칙패에 이어 기권패 당한 커제 9단. / 사진 제공 = 한국기원


한국에서 열린 바둑 대회에서 중국의 유명 바둑 기사 커제 9단이 기권패한 사건이 중국 내에서 큰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9일 중국 현지 매체와 SNS에 따르면 커제 9단은 최근 자신의 웨이보 계정 소개를 '세계 바둑 우승 9회'로 변경했다. 


이는 그가 실제로는 8번 우승했지만, 이번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결과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매체 란신문은 이 변경이 LG배 기왕전의 논란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중국바둑협회는 "LG배의 심판 판정은 부적절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웨이보와 바이두 등에서는 커제의 '9관왕 달성'이라는 검색어가 수백만 건 이상 조회됐다. 또한 "규칙 자체가 불합리하다"며 한국을 비난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LG배 기왕전 결승 3번기에서 커제가 규칙을 위반한 데서 비롯됐다.


YouTube 'SBS 뉴스'커제 9단 / YouTube 'SBS 뉴스'


앞서 지난 23일, 그는 한국의 변상일 9단과의 경기에서 사석 관리 규정을 위반해 기권패했다.


중국 기원, 자국대회에 한국인 포함 외국인 출전 금지 조치...한국 기원, 사과 


한국기원의 규정에 따르면 사석은 정해진 바둑 통 뚜껑에 보관해야 하지만, 커제는 이를 반복적으로 어겨 경고 누적으로 패배했다.


커제는 심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결국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 중 고성과 삿대질을 하던 그는 이후 개인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한국에서 모욕당했다"고 주장했다.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으며, 절대 (한국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는 한국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친분이 있는 녜웨이핑 9단까지 커제를 옹호하고 나섰다.


중국기원은 자국 바둑리그에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 기사의 출전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한국기원은 지난 28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이번 일로 양국의 신뢰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며,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