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30일(목)

"소방관분들 라면 먹고 화장실 쓰세요"... 의정부 대형 화재 현장서 식당 문 열어준 사장님

의정부 화재 현장서 소방관 위해 식당 문 열어준 사장님


인사이트14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용현산업단지 내 침구제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의정부 소방서


경기 의정부시 용현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현장에서 한 식당 주인이 소방관들을 위해 새벽 시간에도 식당 문을 열어준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8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4일 오후 8시 38분쯤 의정부시 용현동 용현산업단지의 한 유리 제조 공장과 침구 제조 공장 사이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해 약 3시간 20분 뒤인 15일 0시 2분에 진압됐다.


화재 규모가 커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해 불을 진압했다.


당시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늦은 시간까지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들을 위해 식당 문을 열어 라면을 끓일 수 있는 뜨거운 물과 간단한 반찬 등을 제공하고, 조리 시설과 화장실 등의 내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사이트14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용현산업단지 내 침구제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이 같은 사연은 의정부 소식을 전하는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사연을 공개한 제보자는 "화재 현장 바로 인근 식당 사장님께서 소방관을 위해 식당을 열어주셔서 라면, 김치, 반찬 등 취식할 수 있게 해 주셨다"며 "끓인 물과 따듯한 공간을 내어주셔서 불편함 없이 소방관들이 휴식하며 현장 활동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소방관들의) 신발이 진흙 범벅인데 사장님이 '더럽혀져도 괜찮다'며 화장실도 내어주셨다"라며 "공직자로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길이 많이 없어 이렇게라도 제보한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현장에 있던 의용소방대라고 소개한 누리꾼도 댓글로 감사를 표했다.


그는 "추운 날씨라 밖에서 물 끓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는데, 사장님이 주방에서 계속 물도 끓여주셔서 고생하시는 소방관분들께 커피와 사발면을 제공해 드릴 수 있었다. 이 이 자리를 빌려 사장님께 감사 인사드린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식당 주인은 퇴근 후 재난 문자를 확인하고 불이 난 곳이 자신의 식당과 가까운 위치임을 알고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의정부 '신장식당'을 운영하는 김영완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뭐라도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식당 문을 열었다"며 "의용소방대가 야외에서 음식을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제 시설을 쓰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대원과 경찰관분들께 따뜻한 공간을 제공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화재로 공장 건물 3개 동이 전소되고 5개 동이 일부 소실되는 등 총 9억 2,8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