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4일(금)

재벌이 뿌린 '세뱃돈'에 발 디딜 틈없이 몰려든 사람들... 4명 압사

재벌이 세뱃돈 뿌리자 몰려든 시민들... 4명 압사


인사이트Fresh News


캄보디아에서 음력 설을 앞두고 한 재력가가 세뱃돈이 담긴 봉투를 뿌리는 행사를 연 가운데 이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최소 4명이 압사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캄보디아 매체 프놈펜 포스트(The Phnom Penh Pos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음력 설을 맞아 캄보디아의 부유한 사업가 옥냐 속 꽁(Oknha Sok Kong)이 주민들에게 세뱃돈을 나눠주는 행사를 열었다.


그는 매년 음력 설이 되면 세뱃돈을 뿌리는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에도 그는 1인당 세뱃돈 4만 리엘(한화 약 1만 4,000원)과 쌀 2kg을 주기로 했고, 아침부터 그의 저택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인사이트Khmer Times


세뱃돈과 쌀이 든 봉투를 차지하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를 짓밟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결국 남성 2명과 여성 2명 등 4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후 속 꽁과 그의 아들 속 홍(Sok Hong)은 사망자의 가족에게는 6,000달러(한화 약 862만 원)를, 부상자에게는 각각 400만 리엘(한화 약 143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또한 프놈펜 주지사 쿠옹 스렁(Khuong Sreng)은 사망자 가족에게 500만 리엘(한화 약 180만 원)을, 부상자에게 200만 리엘(한화 약 72만 원)를 지급했다.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속 꽁의 행사를 비난하면서도 소액의 세뱃돈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망자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행사 진행에 대한 비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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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왕립아카데미 산하 국제관계연구소의 킨 피아(Kin Phea) 소장은 이 사건을 "부끄러운 일"이라 표현하며 이런 일이 놀라울 정도로 자주 일어난다고 한탄했다.


그는 "지금도 음력 설에는 쌀 몇 캔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서로를 짓밟아 죽인다.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라면서 "프놈펜 중부에서 10달러(한화 약 1만 4,000원) 짜리 구호품과 쌀 몇 킬로그램을 놓고 사람들이 몰려들어 죽는 상황에서 어떻게 경제 성장을 자랑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선을 베푸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후원자들이 당국과 협력해 질서 있는 구호품 분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사건은 두 가지 현실을 반영한다. 일부 시민의 빈곤과 대중의 판단력 부족, 탐욕이다. 또한 이번 사건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 사이의 엄청난 사회적 격차를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Khmer Times


캄보디아 민주주의 연구소의 파 찬로은(Pa Chanroeun) 회장도 속 꽁이 책임져야 한다며 행사가 제대로 계획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참석자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당국이 개입해 대규모 군중집회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캄보디아 법에 따라 공식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며, 반대 단체에도 유사한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오늘 아침의 사건은 당국의 책임 부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일침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