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23일(목)

쟈니스 출신 국민 아이돌에 성상납... 80곳에 광고 중단 당한 일본 후지TV

인사이트나카이 마사히로 / X 'nonbiri_info'


일본 민영방송사 후지TV가 '성상납 파문'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한때 국민 아이돌로 불린 스마프(SMAP) 출신 나카이 마사히로(52)가 연루된 성상납 의혹이 폭로되면서 방송계는 물론 일본 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미국 투자펀드와 일본 정부까지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토요타자동차 등 80곳의 대기업들이 광고 중단을 선언해 후지TV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주간지 여성세븐이 나카이 마사히로의 '여성 문제'를 보도하며 시작됐다.


이후 주간지 슈칸분슌은 후지TV가 자사 여성 아나운서들을 동원해 나카이를 상대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사이트나카이 마사히로 / X 'nonbiri_info'


피해 여성들은 호텔에서 원치 않는 관계를 강요받았다고 증언했고 한 피해자는 합의금 약 9000만 엔(약 8억2000만원)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나카이는 지난 9일 "트러블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사실상 인정했으나 "합의가 성립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여론의 분노를 샀다. 이에 따라 TV아사히와 TBS, 니혼TV 등 주요 방송사들이 나카이를 기용했던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그의 출연 장면을 삭제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후지TV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피해자가 회사에 신고했음에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사건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주간지 보도를 부인했던 후지TV에 대해 해외 펀드 투자자인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4일 서한을 보내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모기업인 후지미디어홀딩스 지분 약 7%를 보유하고 있다.


인사이트후지 TV / GettyimagesKorea


결국 후지TV는 지난 17일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으나 기자회견에서 방송 취재를 거부하는 등 미흡한 대응으로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추가 서한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 문제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광고주들의 이탈은 더욱 심각하다.


토요타자동차와 세븐아이홀딩스를 포함해 총 80곳의 대기업들이 광고 중단을 선언했으며 이는 지방 계열 방송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후지미디어홀딩스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후지TV의 상황은 그룹 전체 생존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 역시 사태 해결에 나섰다.


무라카미 세이치로 총무상은 지난 21일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고 시청자와 광고주의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