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23일(목)

"서부지법 난동, 내 탓 아냐"... 배후 지목된 전광훈 목사와 극우 유튜버들 '선긋기' 나섰다

전광훈 목사 측 "왜곡된 프레임"... 서부지검 난동과 관련성 부정


인사이트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 뉴스1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와 관련하여 책임을 부정했다.


앞서 경찰과 검찰은 이번 서부지법 난입 사건을 선동한 이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광훈 목사와 보수 유튜버들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지지를 위한 집회를 주도하며 '국민 저항권'을 주장해왔다. 또 법원에 난입해 폭력을 휘두른 이들에 대한 '강제 수사'를 중단하라는 주장도 펼쳤다.


지난 19일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애국보수 집회는 항상 평화적 집회의 모범을 보여 왔다"며 전 목사를 서부지법 폭동과 연결짓는 것은 '왜곡된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인사이트20일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열린 '내란선동, 폭동주도 전광훈 고발 기자회견 / 뉴스1


대국본은 전 목사가 주도하는 단체다. 대국본 측은 "국민 저항권은 권력 남용 방지 및 유혈 사태 예방을 위한 중요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전 목사는 서부지법 폭동이 일어난 지난 18일 오후 3시 50분쯤 법원 앞을 찾아 "헌법 위의 권위는 국민 저항권이다. 지금부터 우리는 국민 저항권에 근거해 맞짱을 뜨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국민 저항권이 시작됐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도 구치소에서 우리가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 저항권'은 일반적으로 헌법의 기본 원리가 심각하게 침해됐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서 국민이 저항할 수 있는 권리로, 법조계 전문가들은 전 목사가 주장하는 국민 저항권은 거리가 있다고 본다.


인사이트지난 19일 새벽 아수라장이 된 서울서부지방법원 / 뉴스1


법조계 전문가들 "소요죄 인정될 수 있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를 주도해 온 보수 유튜버들은 서부지법 난동 사태 피의자에 대한 '강압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 유튜버는 폭력을 휘두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동당한 것'이라며 이들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도 높은 사법 절차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는데, 선동당한 시민들이 아닌 폭력 시위를 선동한 주동자들을 발본색원해야 한다"며 폭력 주동자와 자신들을 분리했다.


하지만 폭력을 직간접적으로 정당화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지난 19일 새벽 유리창 깨고 서부지법 진입하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 / 뉴스1


전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측은 윤 대통령의 구속심사 당일인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인근 집회에서 "서부지법에 안 나타나시는 분들 형사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지난 15일 공수처 앞에서 발생한 분신 사건에 대해 "제게도 개인적으로 '생명을 던지겠다'는 메시지 수백 통이 왔다"며 "언제든지 내가 죽을 기회를 줄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서 효과 있는 죽음을 해야 한다"고 했다.


보수 유튜버들 역시 윤 대통령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일인 18일에도 서부지법 앞에서 '오동훈 사형', '공수처 빨갱이' 등의 과격한 구호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같은 날 오후 6시 50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을 빠져나오던 공수처 차량을 습격하기도 했다. 이들은 "빨갱이 잡았다"며 차를 공격하고 탑승자들을 위협했다. 차량에는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이 타고 있었다.


인사이트21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신체보호복을 착용한 경찰들 / 뉴스1


법조계에서는 이번 폭력 사태에 가담한 이들에게 특수공무방해죄, 소요죄, 공동주거침입죄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요죄가 인정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금고형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지난 19일 오전 3시 8분쯤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보도되자 서부지법 후문에 모여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법원 내에 진입해 창을 깨고 외벽을 부쉈다.


경찰을 폭행하고 건물 내에 진입해 판사 집무실까지 들어가 집기를 훼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