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22일(수)

서울역 쪽방촌 무료급식소에서 3개월간 밥 먹고 15만원 기부한 남성의 정체

쪽방촌에서 살던 50대 남성, 무료 급식소 밥 먹고 건강 되찾아


인사이트무료급식소 내 모금함 모습 / 이랜드 복지재단


한순간의 건강 악화로 평범했던 일상을 잃은 김용일(58) 씨. 그의 삶을 바꾼 것은 바로 따뜻한 밥 한끼였다.


뇌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김씨는 보증금 없이 월세 30만원, 겨우 몸 하나 눕힐 공간 쪽방촌으로 밀려나야 했다. 좁은 방엔 조리시설조차 없었고, 혼자서 끼니를 챙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한다.


복지 지원을 신청하고 싶어도 당장은 힘든 상황. 다른 무료급식소를 찾아가보았지만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습니다.


"끼니를 거르자 몸은 더 나빠졌고, 희망은 점점 멀어져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이랜드 복지재단이 서울역에 무료 급식소 '아침애(愛) 만나'가 문을 열었다. 김씨는 매일 아침 그곳에서 따뜻한 밥을 먹으며 조금씩 건강을 회복했다.


인사이트김씨가 복지재단 관계자에게 전한 감사 문자 / 이랜드 복지재단


김씨는 이유도 묻지 않고 정성 가득한 식사를 두 번, 세 번도 거리낌 없이 제공하는 이곳에서 단순한 한 끼를 넘어 자신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존중을 얻었다고 한다.


규칙적인 식사 덕분에 건강을 되찾은 김씨는 마침내 새로운 일자리를 구했고 지난 10월에는 쪽방촌을 떠나 원룸으로 이사할 수 있었다.


쪽방촌을 '졸업'하면서 그가 처음 한 일은 급식소에 15만원을 후원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제가 다른 분들을 도울 차례다"며 "누군가에겐 한 끼 식사가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걸, 저는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낙인감 없이 편안하게 급식소를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씨의 이야기는 한 끼 식사가 가진 의미가 단순한 허기짐을 달래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