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5일(수)

70대 미혼 여성 시청자에 '엄마'라 부르며 따르던 남성 BJ, 1억 1000만원 뜯어내

친아들처럼 행동하며 독거노인 돈 뜯어낸 스트리머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4만 20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의 한 스트리머가 독거노인을 속여 56만 위안(한화 약 1억 1,076만 원)을 갈취한 사실이 밝혀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탕씨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남성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


이 남성은 미혼에 자녀도 없는 그녀의 외로움을 악랄하게 이용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중국 북서부 산시성 출신의 마오라는 남성은 탕씨에게 자신을 농민들을 돕고 길을 잃은 사람들이 집을 찾도록 지원하는 '선행자'로 소개했다.


하지만 사실 그는 외로운 노인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려는 사기꾼이었다.


탕씨의 조카 장씨에 따르면 탕씨는 마오의 '친절함'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녀는 2021년 마오의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작은 선물을 보냈고, 이후에는 그에게 속아 불법 건강 제품까지 구매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마오는 탕씨와 개인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며 친아들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진짜 친아들처럼 다정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마오의 모습에 탕씨는 점차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됐다.


인사이트마오는 탕씨가 의심을 시작하자 1000km를 운전해 그녀를 만났다. / CCTV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마오는 탕씨에게 다양한 변명으로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고 하는가 하면, 여자친구가 임신 중절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거나 아버지가 중병을 앓아 치료비가 필요하다고 거짓말을 이어갔다.


안타깝게도 마오를 믿었던 탕씨는 그에게 빚까지 내면서 그에게 돈을 송금했다.


심지어 그녀는 돈을 빌려준 친척이 사기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할 것을 권유하자 "건물에서 뛰어내리겠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탕씨는 마오의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하자 의심을 품게 됐고, 이에 마오는 1,000km 이상을 운전해 탕씨를 직접 만나러 갔다. 이 과정에서 탕씨는 그의 차량 번호판 사진을 찍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조카 장씨가 탕씨가 낯선 이에게 수차례 돈을 송금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2023년 말이 되어서야 탕씨는 경찰에 마오를 신고했다.


경찰은 마오 탕씨를 속이기 위해 4개의 SNS 계정을 사용했으며, 각각 다른 신원으로 등록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사가 어려워질 뻔했지만, 다행히 탕씨가 마오의 차량 번호판을 찍어둔 덕분에 경찰은 마오를 추적해 체포할 수있었다.


검찰은 마오가 총 56만 위안을 사취한 혐의로 기소했고 법원은 그에게 10년 6개월의 징역형과 1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판사는 그가 노인을 속였기 때문에 더 무거운 처벌을 내렸다고 밝혔다.


사기 당한 70대 여성, 연금으로 생활하던 독거 노인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탕 씨는 4,000위안(한화 약 79만 원)의 연금으로 사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마오에 속아 7만 위안(한화 약 1,384만 원)의 빚을 지고 있었고, 매달 3,000위안(한화 약 59만 원)을 갚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그녀는 법원의 사법 지원 제안을 거부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장씨에 따르면 탕씨는 아들이라고 생각했던 남성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충격에 제대로 먹지도 않으면서 6개월 만에 10kg이 빠졌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중국 사회에서 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노년층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건을 맡은 판사는 이 사건이 노년층 인터넷 이용자들과 부모의 정서적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젊은이들에게 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