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부모님께 마지막 '선물' 전달한 암환자의 사연
세상을 떠나기 전, 소중한 친구와 가족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던 암 환자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지난 2022년 4월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암 환자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문득 죽기 전에 친구와 가족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통장에 모아둔 돈을 꺼냈다"고 설명했다.
죽음을 앞두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하고 싶었다는 게 A씨의 말이다.
우선 A씨는 건강했던 시절, 함께 일본 유학을 가기로 했던 둘도 없는 친구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그는 소중한 친구에게 작별 선물로 17만 원 상당의 '지샥' 시계를 선물했다. A씨는 고심해서 선물을 골라준 지인에게도 동일한 모델의 시계를 똑같이 선물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A씨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위한 선물로 '구찌' 시계와 '프라다' 가방을 각각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한테는 서운한 점이 굉장히 많았다. 암 걸리고 나서 나를 그렇게 챙겨주시지도 않았고, 아파서 응급실 가야 할 것 같다고 새벽에 깨웠더니 짜증 내며 아침에 가라고 화를 내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부친은 A씨가 암에 걸리기 직전 고통을 호소하며 MRI 촬영을 원할 때도 '돈이 아깝다'며 무신경한 태도를 보였다.
자상하지 않은 아버지였지만, A씨가 고가의 시계를 선물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A씨는 "이런 아버지여도 내가 죽으면 나를 오래도록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며 "어깨 피고 당당하게 다니셨으면 해서 구찌 시계를 선물해 드렸다"고 전했다.
A씨는 "엄마는 본인이 더 힘들다면서 화내고 소리치기도, 내가 가장 힘들 때 옆에 없었던 것도 많이 서운하지만 (나 때문에) 가장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나를 허약하게 낳아준 것은 매우 원망스러운 부분이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간호해 주신 것에는 늘 감사해하고 있다"며 "항상 나를 감사해할 줄도 모르는 철없는 자식으로 생각하시길래 선물을 한 것도 없지 않아 있다"고 했다.
선물 받자마자 환불한 부모님들... "서운해서 하루종일 울었다"
이후 부모님께 선물을 전달했다는 A씨는 "엄마 아빠 둘 다 선물 받고 하루 만에 환불하고 원하는 모델 사겠다고 하신다"며 "선물이라는 게 주는 사람 마음도 있는 건데... 너무 서운해서 하루 종일 울었다. 그래도 없는 돈 쥐어짜서 선물한 건데"라고 토로했다.
A씨는 해당 글을 작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묵묵하고 차분하게 주변 정리를 하는 모습에서 숭고함을 느낀다", "부디 다음 생에서는 좋은 부모님 만나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 "부모 자격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다음 생에는 사랑만 가득 받고 사시길"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