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비상입법기구 쪽지 관련해 "김용현이 썼는지 기억 가물가물"
'12·3 비상계엄'을 일으켜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구속됐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전 국무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각 위원들에게 쪽지를 전달했는데,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도 이 쪽지를 전달했다.
최 권한대행이 받은 쪽지에는 '비상입법기구' 관련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윤 대통령은 이 쪽지의 작성자가 본인이 아니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상입법기구 쪽지와 관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라고 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전 장관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뉘앙스로 풀이된다.
18일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맡은 담당 판사는 5분간 최후진술을 한 윤 대통령에게 비상입법기구에 대해 물었다.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온 질문이었다고 한다.
"제대로 할 생각 없었어...정말 할 생각이었으면 계엄 해제 순순히 응하지 않았을 것"
이 때 윤 대통령은 "(쪽지는) 김 전 장관이 쓴 것인지, 내가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라며 "비상입법기구를 제대로 할 생각은 없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정말 계엄을 할 생각이었으면 이런 식으로 대충 선포하고 국회에서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다고 순순히 응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비상입법기구가 '입법부'인 국회를 대신하는 것인지, 정확히 어떤 성격인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