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8일(토)

검찰총장 앉혀준 文과 싸웠던 尹... "오동운 공수처장, 주변 반대에도 임명 밀어붙여"

현직 대통령 체포 주도한 오동운 공수처장...임명 당시 '반대'에도 尹 대통령이 강행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직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 뉴스1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직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헌정사 최초의 현직 대통령 체포를 주도한 인물로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오동운 처장이 꼽힌다.


오 처장은 공수처법에 근거한 재량권을 활용해 중앙지방법원이 아닌 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해 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집행했다.


1차 집행 당시에는 무위에 그쳤지만, 지속적으로 대통령 경호처를 압박하고 마침내 집행에 성공한 것은 오 처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런 오 처장은 사실 공수처장이 되지 못할 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위기를 뚫고 공수처의 제2대 처장이 된 데는 '운명의 장난'처럼 윤 대통령 특유의 뚝심이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7일 주간조선은 윤 대통령이 '오동운 부적격' 보고서를 받았음에도 직접 오 처장을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인사이트윤석열 대통령과 오동운 공수처장 /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은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대한 인사검증 뒤 '부적격 판정'이 담긴 보고서를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직접 오 처장을 지명했다. 복수의 대통령실 전직 관계자는 매체에 "검증 과정에서 세평과 변호사 시절 나왔던 여러 의혹을 바탕으로 다른 후보가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린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 오 처장 임명은 윤 대통령의 의지였다"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2022년 정권교체동행위원회 유튜브에 출연해 "전문성, 실력의 문제가 있다. 저 조직(공수처)에 엘리트가 가려고 안 한다. 삼류, 사류 (검사들이) 간다"며 평가절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공수처의 역할이나 조직 운영 등을 비중 있게 보지 않는 윤 대통령이 전혀 안면이 없는 오 처장을 임명했다고 해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 오 처장 관계, 文 전 대통령과 尹 검찰총장과 비슷"


이 같은 사실을 두고 윤 대통령의 과거와 맞닿아 있어 관심이 증폭된다.


인사이트


인사이트뉴스1


과거 윤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당시 항명 파동으로 인해 좌천된 상태에서 '박근혜·최순실 특검' 활약 뒤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전례를 보기 드문 '기수파괴' 인사였던지라 더욱 화제가 됐다. 윤 당시 지검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자금 횡령 구속 수사를 지휘하며 검찰총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문재인 청와대에서는 '반대 의사'가 절대다수였지만, 문 전 대통령은 이런 반대를 무릅쓰고 검찰총장 임명을 강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 윤 검찰총장은 '조국 수사', '정경심 수사' 등을 진두지휘하며 문 전 대통령과 맞섰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자리에서 끌어내고, 문 전 대통령에게 특명을 받고 자리에 오른 추미애 전 법무장관까지 끌어내렸다. 이후 대통령이 됐다.


인사이트서울구치소로 향하는 윤 대통령 / 뉴스1


그래서 문 전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는 "尹이 文 등에 칼을 꽂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좌천돼 있던 검사를 검찰 최고직에 올려준 상사를 배신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윤 대통령 역시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한 오 처장에 의해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