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5일(수)

"대한민국에 '백골의 정신' 필요"... 반공청년단, '백골단' 명칭 유지 결정 논란


인사이트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과 단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하얀 헬멧을 쓰고 관저 사수 시위를 벌인 이들은 "백골단은 반공청년단의 예하 조직"이라며 "윤 대통령을 지키고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1.9/뉴스1


반공청년단 예하 조직 '백골단'이 명칭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은 13일 성명을 통해 "고심 끝에 반공청년단 예하 조직인 백골단의 이름을 유지한 채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백골의 정신은 감추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자랑스러워하고 계승해야 할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이 반공청년단(백골단) 지도부의 결론"이라며 "계승하고자 하는 것은 백골단의 폭력성이 아닌 백골의 정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김 단장은 최근 불거진 명칭 논란에 대해 "백골단 이름이 등장한 시점은 1952년"이라며 "대통령을 국회의원이 뽑는 의원내각제 세력과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 대통령직선제 개헌 세력 간의 충돌 과정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은 현재와 같은 국민투표제(대통령직선제)를 반대하는 의원내각제 세력과 대립하다 비상계엄 조처를 내렸다"며 "'부산정치파동'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국회의원이 아닌 국민들에게 이전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긍정적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인사이트'백골단 피해자' 강경대 열사의 아버지인 강민조 씨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백골단 피해자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10/뉴스1


김 단장은 "일부 언론에서 문제로 삼는 80~90년대 '백골단'은 정식 명칭이 아닌 경찰 기동대 사복 체포조에게 폭력 시위를 이끈 대학생들이 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부 시절 타칭 '백골단'의 폭력성은 지양해야겠지만 사회주의 혁명운동에 심취해 있던 학생들을 선도하고 폭력 시위대로부터 시민을 지켜야 할 의무를 수행한 사복 경찰들을 덮어두고 비난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백골단' 출범 이후 이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백골단'이란 명칭 자체가 한국 근현대사에서 국가폭력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골단은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당이 조직한 정치깡패 집단을 지칭한다. 또 군사독재 시절 당시 백골단은 1980~90년대 사복 경찰관으로 구성돼 시위 진압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부대를 일컫는 별칭이기도 하다.


백골단이 크게 질타받게 된 계기는 '강경대 치사 사건'이다. 명지대 경제학과 1학년이던 강경대 열사는 지난 1991년 4월 26일 노태우 정권 타도 총학생회장 석방 학원 자율화 완전 승리를 외치던 중 백골단 소속 경찰에게 집단 구타당해 사망했다.


강경대 열사의 아버지인 강민조 씨는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발언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반공청년단의 이번 결정은 여러 논란과 비판 속에서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