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5일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을 찾은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가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5.1.5/뉴스1

6일 오후 2시 40분. 독감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우리아이들병원 2층 접수·진료실에는 진료받으러 온 환자로 가득 차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콧물을 흘린 채 아빠 품에 기대 누운 아기와 우는 아이를 안고 서서 기다리는 보호자 등 70여 명이 대부분 마스크를 쓴 상태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시각 안내 화면에는 의료진 4명 중 2명의 대기 인원이 40명을 넘어 '접수 마감'됐다는 공지가 떴다.

이미 내원객으로 빼곡하다고 생각했지만 우리아이들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월요일에 많은 편이기는 하나 오전에 비해 없는 편"이라며 "하루에 보통 700~800명 정도가 내원한다"고 밝혔다.

최근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5일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을 찾은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가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5.1.5/뉴스1

독감에 걸린 지우 양(4세)의 보호자 이서윤 씨는 이날 업무를 하던 중 나와야 했다. 전날 지우 양의 감기 증세가 심해지더니 이날 급기야 고열과 구토 증세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아이가) 감기약을 먹는 중이었는데 어제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어요. 아까 다른 병원에 갔더니 독감으로 진단받았어요. 약을 먹다가 계속 토를 해서 여기로 수액 맞으러 왔어요"

7일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52주 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가 73.9명으로 급증해 2016년 최고 정점(86.2명) 이래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47주부터 6주 동안 지속해서 늘었다. 47주 4.8명에서 48주 5.7명, 49주 7.3명, 50주 13.6명, 51주 31.3명으로 증가하더니 52주에는 73.9명으로 뛰었다. 51주 차 대비 136% 증가한 수치다.

이번 독감은 특히 18세 이하에서 두드러지게 발생한다. 기자가 많은 병원 중에서도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을 찾은 이유다.

최근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52주 차 기준으로 13∼18세에서 151.3명이 발생해 발생률이 가장 높았고 7∼12세 137.3명, 19∼49세 93.6명 순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은 20.3명이었다.

실제로 우리아이들병원에서 독감을 진단받은 환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5일까지 우리아이들병원 독감 확진자 수는 178명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 473명으로 2.65배 증가했다.

2023년 12월 22일부터 31일에는 38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지난해 연말 같은 기간에는 711명으로 1.85배 늘었다.

24일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이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과 보호자들로 붐비고 있다. 2024.9.24/뉴스1

김병관 우리아이들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군의 특성상 7세 이하에서 많이 진단되고 있지만, 소아 및 청소년 전 연령에서 그리고 성인에서도 많이 진단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외래 환자는 독감뿐 아니라 감기, 코로나19, 장염 환자 등 다양했지만 주사 처방을 받은 이들 대부분은 독감 환자였다.

주사실 간호사 A 씨는 "오늘 주사 처방받은 아이들 45명 중 38명은 다 독감으로 왔다"며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도 독감 주사 처방이 거의 안 나갔는데 크리스마스이브가 지나고 처방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는 A형이 가장 많다. 김 전문의는 현재 유행하는 A형 독감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특징적이라고 했다.

김 전문의는 "39도 이상의 지속된 고열이 주요 증상으로, 오한 및 몸살 증상이 동반되고 기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증상과 더불어 때때로 오심, 복통 등의 소화기 증상도 같이 나타날 수 있다"며 "호흡기 증상이 심한 경우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의원을 찾아 진료 및 정확한 검사를 받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 "가벼운 감기 기운이 있는 경우에는 접종을 권장하지만 다만 반드시 의사의 진찰과 상담을 받은 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은 이번 인플루엔자 유행이 봄철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이미 늦었다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꼭 인플루엔자 백신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외출 전후 손 씻기, 기침 예절 실천, 호흡기 증상 발생 시 마스크 착용, 집합시설 등 밀폐된 공간의 경우 2시간마다 10분 이상 실내 환기 등 기본적인 호흡기감염병 예방 수칙 실천을 당부했다.

(뉴스1) 조유리 기자 ·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