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소감 대신 애도 표한 한석규의 아픈 기억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배우 한석규가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5일 방송된 '2024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한석규는 제주항공 참사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시상대에 올라 "큰 슬픈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이런 자리를 갖는 것 자체가 송구스럽다"며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하는 연기가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한 몸짓인데, 가족을 잃으신 분들께 감히 이런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송구하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한석규는 끝내 수상 소감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무대에서 내려왔다.
대한항공 추락 사고 당시 선배였던 성우 장세준 세상 떠나
한석규에겐 아픈 과거가 있다. 그는 지난 1997년 탑승객 228명이 사망한 괌 대한항공 추락사고로 대학 선배이자 멘토였던 성우 장세준과 이별해야 했다.
장세준은 아내 정경애 성우, 두 아들과 함께 휴가차 괌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일가족이 모두 변을 당했다.
장세준은 만화 '슬램덩크'의 서태웅 역과 성룡의 한국어 더빙을 맡았던 실력파 성우였다. 그는 한석규에게 "성우보단 배우의 길을 가는 것이 더 어울린다"며 배우의 길로 이끌어준 은인이기도 하다.
비극적인 사고로 장세준과 작별한 한석규는 그 후로 "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진심을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해 왔다.
이번 2024 MBC 연기대상' 수상작인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도 그는 가족의 소중함과 관계의 회복을 이야기하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그의 애도는 비극을 겪은 이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했다. 시청자들 역시 한석규의 수상 장면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가장 슬픔 대상 소감이네", "이번 사고로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선배님이셨던 장세준 성우님도 생각나실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