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07일(화)

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에 마구 못질한 드라마 촬영팀... 못 자국 세어보니 더 충격

한 드라마 촬영팀, '병산서원 만대루'에 못질


사진=민서홍 건축가사진=민서홍 건축가


한 드라마 촬영팀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 만대루'에 못질을 하고도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여 논란이다.


병산서원 만대루는 소박하고 절제된 조선 중기 건축물의 특징을 총망라한 우리나라 서원 누각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다른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탓에 더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보물'로도 지정돼 있다. 그런데도 해당 드라마 촬영팀이 못을 박은 것이다.


현장 조사에 나선 경북 안동시는 무려 5개의 못 자국을 발견했다. 시는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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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못 자국 / 사진=경북 안동시


지난 2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12월) 30일 오후 3∼4시께 KBS 드라마 촬영팀이 소품용 모형 초롱 6개를 매달기 위해 만대루 나무 기둥에 못 자국 5개를 남겼다.


못 자국의 개당 두께는 2~3mm, 깊이 약 1cm 가량이다.


확인된 못 자국 5개...바로 복구하기 어려운 상황 


매달아 놓았던 초롱 6개 중 1개는 원래 기둥에 있던 틈을 이용해 매단 것으로 보인다고 안동시는 설명했다.


현장 점검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당장 못 자국을 메우기 보다는 추가 자문 등 복구를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수지 처리 등 문화재 복구 과정을 거치면 오히려 훼손이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병산서원 만대루 전경 / 사진제공=국가유산청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다.


안동시는 제작진에 촬영 허가를 할 때 "문화유산 보호구역 내 별도 시설물 설치와 문화유산 훼손 행위를 금한다", "촬영은 문화유산의 안전과 보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 한한다"는 내용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자 드라마 촬영팀 측은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재발 방지 대책, 추가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