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05일(일)

"새벽엔 쿠팡맨, 밤에는 경비"... 아픈 가족 돌보기 위해 쓰리잡하며 택배차에서 라면 먹던 10대 근황

아픈 가족 위해 생업 전선 뛰어든 10대...최근 아버지도 떠나 보내


인사이트YouTube '월드비전 World Vision Korea'


파킨슨병과 암 투병 중인 할아버지와 교통사고를 당해 지적 장애를 얻은 아버지를 돌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오던 이용일(18) 군.


용일 군은 이혼한 부모님 대신 어릴 적부터 자신을 돌봐주던 할아버지와 아픈 아버지를 위해 중학교 2학년 2학기부터 경비업체, 택배 배달, 물류창고, 음식점, 선팅 업체, 편의점 알바 등 한때는 '쓰리잡'을 하며 하루 15시간씩 몸이 부서져라 일했다.


잠잘 시간도 쪼개가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용일 군은 계단에 쪼끄려 앉아 잠시 눈을 붙이고, 택배차 구석에서 컵라면과 김밥으로 하루 한끼를 겨우 때우며 열심히 일을 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용일 군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장애로 일상이 어려운 상태임에도 생계에 보탬이 되려 배달 일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월드비전 World Vision Korea'


이런 사연으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던 용일 군의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YTN은 용일 군이 힘든 상황에서도 잠을 줄여가며 공부해 고졸 검정고시와 대학교 합격까지 해냈다고 보도했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용일 군은 아버지의 부고를 전하며 "왜 나한테만 이러지? 라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고 속상함을 털어놨다. 이어 "일을 하다가 가끔 쉬는 시간이 되면 남들은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막 재미있게 놀고 있을 거고 축제를 즐기고 있을 건데"라고 아쉬워했다.


다행히 용일 군은 지난해 여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원광보건대학교 응급구조학과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학업을 포기하고 생업 전선에 뛰어든 용일 군이 되려 친구들보다 2년가량 먼저 대학생이 된 것이다.


인사이트YTN


고졸 검정고시 합격 이어 대학교 입학까지...'응급구조사' 꿈에 한 발 다가가


용일 군의 응급구조학과 합격 소식은 더욱 뜻깊다. 바로 그의 오랜 꿈이었기 때문이다. 용일 군은 지난 2023년에도 응급구조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당시 국방부 의무자문관이자 아주대 외과 박사인 이국종 교수가 직접 찾아와 국밥을 먹으며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갑판 위에서 진행된 응급구조훈련에 직접 참여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이 경험을 발판 삼아 응급구조사라는 꿈에 한 발 더 다가갔을 용일 군. 그는 응급구조사를 '영웅'이라 칭하면서 "아무리 몸이 힘들고 아파도 그분들(응급구조사)만 있으면 전 언제든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찾아 나가며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용일 군. 2025년에는 밝게 웃는 일만 있길 바란다.


네이버 TV '뉴스는 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