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피하려 지하철 역사에 몰린 노숙인... 시민 불안감 고조
채널A '뉴스A'
겨울 한파에 노숙인들이 지하철 역사에 몰려들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채널A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파가 본격적으로 찾아오면서 추위를 피해 지하철 역사 내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이 다시 모여들고 있다.
이에 겨울만 되면 화장실과 통행로까지 노숙인들이 역사 곳곳을 점령하면서 민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자정 무렵, 서울역에는 종이상자를 가져와 침대 삼아 잠을 청하는 노숙인들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겨울이 되면서 갈 곳이 없기에 추위를 피하고자 역으로 모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삼삼오오 모이자 술판이 벌어졌다. 일부 노숙인들은 역사를 돌아다니며 큰 소리로 욕설을 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오가는 계단에서 소변을 보던 한 노숙인은 "여기가 우리 전용 화장실이야"라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런 노숙인들의 모습에 밤늦게 지하보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한 시민은 "아무래도 여자 혼자 지나야 한다는 게 무서운데, 그냥 휴대전화만 보고 걷는다"라고 말했다.
새벽 5시도 되지 않은 시각, 첫차가 다니기 전 역사가 개방되자 노숙인들은 또다시 모였다.
역 안 대합실 광장에는 마치 안방인 듯 누워있는 노숙인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공화장실에서 몸을 씻고 대합실 환풍기에 머리를 말리는 이들도 보인다.
이는 비단 서울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노숙인 시설 입소해도 규칙 꺼려해 다시 돌아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노숙인들이 늘면서 청소 근로자들의 고충도 함께 늘고 있다.
용산역 청소 근로자는 채널A에 "(역 화장실에서) 발도 닦고 그러더라. 그러니까 사람 없을 때 얼른 청소한다"라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와 사회복지단체는 지하철 노숙인을 줄이기 위해 임금을 주고 청소 등을 맡기거나 자립을 준비할 수 있는 노숙인 시설 입소를 권유하기도 하지만, 노숙인 생활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는 "(노숙인들 입장에서는) 시설에 들어가게 되면 이제 규칙이 있으니까 거기에 대해 굉장이 꺼려한다"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역사에 추위를 피하려는 노숙인들이 밀집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