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사고 여객기 기장 형이 남긴 손 편지
'제주항공 참사' 사고 여객기를 조종한 기장의 형이 활주로 철조망에 가슴 미어지는 손 편지를 남겼다.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 인근 철조망에는 사고 여객기를 몰았던 기장의 형이 쓴 자필 편지가 김밥, 핫팩과 함께 놓여 있었다.
편지에는 "OO아, 우리 왔다"라며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적혔다.
이어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 형이"라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슬픔이 담겼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추모객들, 편지 남기고 술 뿌리며 애도
동생을 잃은 형의 가슴 먹먹한 손 편지에 추모객들은 한동안 발길을 떼지 못하고 자리를 지켰다.
사고 인근 철조망 곳곳에는 국화꽃과 함께 핫팩, 술, 음료, 빵, 김밥 등이 놓였다. 현장을 찾은 추모객들의 마음이 담긴 것이었다. 한 시민은 기장과 부기장을 향해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해당 편지에는 "살리고자 최선을 다했을 기장님, 부기장님 그리고 승무원들.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모두 좋은 곳 가셔서 편하게 영면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적혔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추모객들은 떠난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현장에 술을 뿌리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가 가득한 현장에서는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편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의 조종간을 잡았던 한 씨(45)는 5년 차 기장이었다. 그는 공군 학사장교 조종사 출신으로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3월 기장으로 승급했다.
사고 이전까지 총 비행시간은 6823시간이며 지난 5년간 기장으로 비행한 시간은 2500시간에 달했다.
그와 함께 근무한 현직 기장은 "(사고 당시) 영상을 보니 한 기장은 마지막까지 컨트롤을 놓지 않은 것 같다"며 "감속을 위한, 역추진이라는 컨트롤이 있는데 그걸 잡고 부딪힐 때까지 놓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