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치과의사 세상 떠나... "친절하게 진료해주던 의사 선생님"
지난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가운데, 희생자 중 한 명인 50대 치과 개원의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9일 '스레드'에 아이를 키우고 있는 A씨가 올린 글이 눈길을 끌었다.
A씨는 "저에게도 듣고 싶지 않던 소식이 왔다. 저희 첫째, 둘째 그동안 친절하게 진료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첫째 앞니가 살짝 색깔이 달라서 걱정했는데 '커서 여자친구 만날 때 예쁘게 해주면 돼요'라면서 3개월 뒤에 보자고 웃으셨다"고 했다.
그는 "과잉 진료 안 하시고 애들 예뻐해 주셔서 환자가 붐비던 곳"이라며 "그동안 감사했다. 저희 아이들도 소식을 너무 슬퍼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A씨가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치과 앞에 붙은 부고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치과 측은 "원장님께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한 부고로 진료를 중단한다"라고 안내했다.
동료 치과의사들도 비통... 광주광역시의사회 추모
치과 신문 등에 따르면 사고로 희생된 해당 병원 원장은 개인적인 일로 태국에 다녀오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광주광역시치과의사회는 고인을 포함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형 현수막을 설치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도 치과의사회관에 조기를 게양하고, 홈페이지 등에 공지를 올려 이번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한편, 지난 12월 29일 오전 9시경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랜딩기어 이상 등의 문제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울타리 외벽과 충돌해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이르면 오늘 90명의 희생자가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치고 유족에게 인도돼 장례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신을 인도받은 유족들은 각자 판단에 따라 개별적으로 장례를 치르거나 합동 장례를 치른다.
당국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감식과 유류품 수거 작업 등을 계속 진행한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사고기 기체 제작사인 보잉 관계자들도 이날부터 현장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