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협의회 "당국이 거짓말... 관료분들 너무하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신원 확인 등 수습이 늦어지며 임시 안치소에 냉동 컨테이너가 설치됐다.
하지만 유족 측은 "아직도 유해가 격납고에 널브러져 있다"며 "단 한 구의 시신도 아직 냉동고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0일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박 대표는 "당국은 이날 오후 2시까지 냉동고를 설치해 오후 4시면 모든 희생자가 냉동고에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컨테이너가 이제서야 도착해 (냉동고) 조립이 진행되고 있었다"면서 "경제부총리가 동행한 직원들에게 (냉동고 설치가) '잘 되고 있는가 물었더니 (직원들은) '그렇다'고 답했지만 결과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이날은 냉동 차량을 지원해 (시신이) 부패·훼손되는 것을 막아주기로 했다. 그러나 (시신은) 방치돼 있고 냉동 시설은 아직까지 설치가 완료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을 마지막까지 예우해야 하지만, 현재 격납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고 지적하며 "인간적으로 너무하다. 관료분들 정말 너무하다"고 덧붙였다.
"정치와 언론이 도와달라"... 희생자 3명은 연고지 장례식장으로 운구
박 대표는 또 "정부 관료는 유가족을 달래려고 좋은 소리만 하고 약속은 지키지 않고 있다"며 "정치권과 언론이 유족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가족협의회는 시신 훼손과 부패를 막기 위해 희생자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냉동 컨테이너 설치를 정부 측에 건의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보다 설치가 늦어지면서 유족들이 크게 반발했다.
한편 전남경찰청은 희생자 179명 중 17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147명은 지문, 27명은 DAN 대조를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시신이 훼손돼 지문으로 신원을 알기 어려운 희생자는 DNA 감식으로 신원 확인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남은 희생자 5명의 신원 확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가족들은 시신을 인계받으면 개별 또는 합동으로 장례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30일 오후 7시 기준 희생자 3명이 신원 확인과 검시·검안 절차를 마치고 각 연고지인 광주와 서울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