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02일(목)

10개월 전 제주항공 직원이 블라인드에 올린 '경고글' 재조명... "언제 떨어질지 몰라"

제주항공 참사에 10개월 전 올라온 '경고글' 재조명


뉴스1뉴스1


제주항공 참사로 많은 179명이 사망한 가운데 제주항공의 전·현직 직원들이 블라인드에 올렸던 경고성 글들이 재조명 되고 있다.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왔던 제주항공 직원들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작성자 A씨는 10개월 전 "제주항공 타지 마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요즘 툭하면 엔진 결함이다.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 정비도 운항도 재무도 회사가 개판 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요즘 다들 타 항공사로 탈출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경고성 글을 남긴 직원은 A씨 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1년 전 "하늘에서 엔진 자주 꺼지는 항공사 제주항공"이라며 "정비비용 아끼느라 1년에 공중에서 엔진 4번 꺼짐. 타항공사에서는 그룹 역사 전체적으로 몇 번 있을까 말까 한 중대 사고입니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블라인드


B씨는 "제주항공의 안전불감증을 감시하고 멈춰주세요. 국민과 제주항공 직원들의 항공 안전을 경영진으로부터 지켜주세요"라 호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제주항공 직원 C씨는 "그 와중에 정비 연달아 터지는 중. 어제랑 오늘 새벽 걸쳐서 벌써 3건인데 현장 직원분들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항공 정비사들이 휴식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다른 항공사 대비 무리한 업무를 담당하는 등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기체 안전이 위태로웠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주항공 정비사라고 밝힌 한 직원은 "위험한 비행기를 타고 있습니다"라며 "정비사들은 야간에 13∼14시간을 일하며 밥 먹는 시간 20분 남짓을 제외하고 쉬지 않고 일한다. 업무량은 타항공사에 비해 훨씬 많으며 항공정비업계에서는 '제주항공에서 2년 버티면 어디서도 버틸 수 있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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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정비사들 근무환경 열악" 주장


그러면서 "정비사들 모두 사명감을 가지고 본인 수명 갉아 먹으면서도 안전하게 정비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상황이 언제 큰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글들이 화제가 되며 누리꾼들은 "예견됐던 사고 아니냐", "직원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불안해서 앞으로 비행기 어떻게 타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참사 하루 만인 오늘(30일) 아침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이상으로 회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회항한 항공편에 투입된 기종은 보잉 B737-800으로, 참사가 벌어진 기종과 같다.


한편 블라인드는 재직 중인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인증 정보가 담긴 메일을 받는 방식으로 가입할 수 있다. 블라인드 앱 특성상 재직자와 퇴직자를 구분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