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행 갔다가 돌아오는 딸 기다리던 아버지...'공주, 도착했는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 175명(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119구조본부 호남대, 영남대, 전북소방항공대, 전남소방항공대 등 소방인력 80명, 장비 32대를 동원해 인명 구조에 총력을 쏟았으나 초기에 구조된 남녀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고 179명이 모두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포상 휴가를 받아 남편과 태국 여행길에 올랐다가 세상을 떠난 딸과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나눈 애정 어린 대화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9일 뉴스1은 무안국제공항에서 딸을 기다리다 슬픔에 빠진 김모(61) 씨의 사연을 전했다.
김씨는 매체에 "딸이 포상 휴가를 받아서 사위랑 태국 여행을 일주일간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비행기를 타고 간다면서 딸과 연락했다. 우리 집사람한테는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김씨는 "오늘 아침 9시 48분에 'OO(딸 이름) 도착했는가?'라는 톡을 남겼지만, 답이 없다. 숫자 1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연락이 없어서 전화를 수십통 했는데 받지 않았고, 그리고 나서야 속보가 떴고 가슴이 무너졌다"고 표현했다.
김씨는 "너무 싹싹하고 착한 딸이었다"며 "일주일 전에도 함께 점심을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은 딸의 어린 시절 사진. 카카오톡에 저장된 딸의 대화명은 'OO공주'였다. 김씨가 평소 얼마나 딸을 아꼈는지 느껴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내달 4일까지 총 7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 현장을 비롯해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는 합동분향소가 설치된다. 공공기관의 조기 게양과 공직자의 애도 리본 패용도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