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로 179명 사망...기아 타이거즈 관계자 가족도 참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 175명(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119구조본부 호남대, 영남대, 전북소방항공대, 전남소방항공대 등 소방인력 80명, 장비 32대를 동원해 인명 구조에 총력을 쏟았으나 초기에 구조된 남녀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고 179명이 모두 사망했다.
이 중에는 올해 프로야구 종합 우승을 한 기아(KIA) 타이거즈 관계자과 그의 가족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 더한다.
지난 29일 남도일보에 따르면 기아 타이거즈 홍보팀 소속 고모(43) 씨가 이번 제주항공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고씨는 기아 프런트로 우승에 한 축을 담당했고, 평소에도 구단과 야구를 사랑했다고 전해진다.
고씨의 3살배기 아들, 이번 참사 최연소 희생자
코로나19 때 결혼한 고씨는 프로야구 우승 후 휴가를 얻어 크리스마스 기념 신혼여행 겸 기아 우승 자축 여행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아내, 그리고 3살 배기 아들과 함께 3박 5일 여행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던 길 참변을 당했다. 고씨의 아들은 이번 참사의 최연소 희생자가 됐다.
고씨의 어머니는 "손자의 첫 해외여행이기도 했다"며 "매주 아들이 손자를 데리고 우리 집에 왔는데, 그게 내 삶의 유일한 낙이었다"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진다.
고씨의 사망과 관련해 정우영 SBS 스포츠 캐스터는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 그는 "일을 똑부러지게 잘해서 우리 회사 야구중계팀 모두가 좋아했다. 나도 물론 그 중 하나였다"며 "카톡 배경화면이 결혼 사진과 비행운 사진인 것도 먹먹함을 더한다. 끝까지 기적의 생환소식을 기다리려 한다. 제발"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나 곧 구조자 제외 전원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정 캐스터는 "끝까지 기적의 생환 소식을 기다렸지만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졌다"며 "결국 그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가족까지도"라고 토로했다.
정 캐스터는 "그와 그의 남겨진 가족분들, 그리고 타이거즈를 위로한다"라며 "광주와 무안, 그리고 슬픔에 빠진 우리 대한민국을 위로하고 싶다. 또 슬픈 저 자신 또한"이라고 덧붙였다.
30일 오전 기아 타이거즈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분들께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며, 유가족분들께 온 마음을 다해 깊은 위로와 애도를 표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내달 4일까지 총 7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 현장을 비롯해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는 합동분향소가 설치된다. 공공기관의 조기 게양과 공직자의 애도 리본 패용도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