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01일(수)

"암 투병 이후 첫 해외여행에 활짝 웃던 엄마"... 처절한 울음소리로 가득 찬 무안공항

무안국제공항, 유족 울음소리로 가득 차


인사이트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여객기가 추락해 사고 수습이 이뤄지는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제발 정확한 사고 내용 좀 알려달라고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입국장에는 유족들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고 소식을 들은 가족과 지인들은 신원 확인을 기다리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공항에서는 보건소 직원, 소방관계자, 유가족 300여 명이 TV 속 뉴스를 통해 사고 현장을 지켜봤다. 공항 직원이 지나가면 "혹시 새로 나온 정보가 있느냐" 묻기도 했다.


정확한 소식을 접하지 못한 가족들은 통곡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인사이트사고 비행기 탑승객과 가족이 사고 직전 나눈 메시지를 취재진에게 공개하고 있다. / 뉴스1


이정현 전남 무안소방서장이 "여객기 탑승자 181명 중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발표하자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가족 중 누군가가 "생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이냐"라고 묻자, 이 서장은 고개를 숙인 채 "안타깝지만 그렇게 보고 있다"라고 답햇다.


딸을 애타게 기다리던 엄마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는가 하면, 한 남성은 "우리 아들 어떡해"라고 말하며 망연자실했다.


이번 제주항공 비행기에는 연말을 맞아 지역 여행사의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떠난 사람들도 많아 은퇴한 공무원, 퇴직자끼리 여행을 떠났다가 참변을 당한 이들도 많았다.


"암 투병하던 엄마, 쾌차 후 첫 여행이었는데..."


뉴스1뉴스1


조선일보에 따르면 은퇴 후 동료 직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 정정애(62) 씨는 암 투병을 한 뒤 쾌차 후 처음으로 여행을 갔다가 변을 당했다.


딸 이훈희(39) 씨는 "어머니는 암 투병을 하셨고, 쾌차 후 처음으로 여행이라 오랜만에 웃는 모습을 봤다"며 "어머니의 웃는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라고 했다.


그는 "처음엔 구조된 사람이 2명이라는 소식만 들려 괜찮을 줄 알았는데, 도착 후 사고 현장의 폭발 소식을 듣고 모든 게 무너졌다. 어머니의 시신이 훼손됐을 것 같아 슬프고 고통스럽다"라며 오열했다.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5살 차이 여동생을 기다리던 박 모(64) 씨는 매체에 "여동생이 아침에 태국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도 전화를 했다. 돌아오면 광주에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는데..."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는 동생이 연말을 맞아 남편과 26살 외동딸과 함께 태국으로 여행을 갔다고 했다.


그는 "탑승객 명단에서 동생 이름을 확인했는데 생사 여부를 모른다. 11시부터 기다렸는데 애가 탄다"라고 토로했다.


박씨는 "노쇠한 어머니가 소식을 들으면 쓰러지실 것 같다"며 아직 노모에게 여동생의 사고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고 했다.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한편 이날 오전 9시 3분께 무안공항에 착륙하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추락하면서 공항 울타리 외벽과 충돌했다.


사고 항공기는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로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