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5일(수)

남자 싫어하던 페미니스트들이 '보험사 CEO 살해범' 위한 '팬티·크롭티' 사 입는 이유

루이지 만조니 지지하는 미국 페미니스트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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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운동을 전개하는 미국 여성들이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총격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루이지 만조니를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는 "만조니가 12월 펜실베이니아 맥도날드에서 체포된 후, 순식간에 진보적 섹스 심벌이 됐다"라고 전했다.


많은 여성들이 브루클린 교도소에 팬레터를 보내고 있으며, 만조니가 지난 23일 뉴욕 대법원에서 1급 살인 혐의에 대한 무죄를 주장했을 때는 20대 젊은 여성들이 방청석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법원 밖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루이지는 무죄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만조니를 응원했다.


과거에도 테드 번디(Ted Bundy)와 리처드 라미레즈(Richard Ramirez)와 같은 살인범에게 열광한 여성들이 있었지만, 만조니를 향한 여성들의 지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라고.


GettyimagesKorea법정으로 향하는 루이지 만조니 / GettyimagesKorea


뉴욕포스트는 "특히 남성들을 비난해 온 페미니스트 여성들 또한 만조니를 지지하고 있다"며, "이들이 만조니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가 마침내 그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일종의 남성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악한 형태의 남성적 공격이지만, 반기업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져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에게 만조니는 건강보험 업계, 비싼 의료 시스템에 포로로 잡혀 곤경에 처한 약자를 대신해 싸우고 대의를 위해 무기를 드는 빛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와 같다고.


팬티, 크롭티 등 굿즈 구입해 응원하기도


인사이트highlyliquidny.com


일부 여성들은 만조니를 팬티와 크롭티 등으로 응원하고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는 만조니가 사용한 총알에 각인되어 있던 'deny(거부)' 'depose(축출)', 'defend(방어)'라는 문구를 넣은 프릴 팬티를 판매하고 있다. 이 팬티는 한 벌에 35달러(한화 약 5만 원)다.


인사이트cherrykitten.com


또 다른 쇼핑몰에서는 만조니의 얼굴이 박힌 크롭티를 24.90달러(한화 약 3만 7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는 이처럼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루이지 만조네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으며 실제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GettyimagesKorea루이지 만조니 / GettyimagesKorea


한편 검찰에 따르면 루이지 만조니는 지난 4일 새벽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옆 인도에서 자체 제작한 권총으로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브라이언 톰슨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만조니는 명문가 출신으로 볼티모어의 사립고교를 졸업한 뒤 아이비리그 명문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경찰국(NYPD) 보고서에 따르면 만조니를 수사한 경찰들은 그가 건강보험 산업과 기업의 탐욕에 대한 분노로 총격을 가했으며, 보험회사 최고위급을 표적 살해한 것을 '상징적인 격추'로 여겼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 이후 만조니는 미국의 의료 시스템과 보험 산업에 분노한 대중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기브센드고(GiveSendGo)'에는 만조니를 위한 기부금이 모금되고 있으며, SNS에서는 그의 사진과 영상이 담긴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만조니에 대한 지지는 미국 건강보험 체계와 보험사의 행태를 비판하는 여론과 맞물려 더욱 커지고 있다.


만조니의 다음 법원 출석일은 내년 2월 21일로 만약 유죄가 확정되면 사형 또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