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피의자로 본 윤대통령 비판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3 애국시민사회단체 신년하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3.1.3/뉴스1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조 전 편집장은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특수부 검사를 오래 하다 보니 국민을 피의자로 보고 세상을 만만하게 본 것 같다"라며 이번 계엄 선포를 "목숨을 걸어야 할 사안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대를 동원한다는 건 엄청난 일"이라며 "총을 가진 군대를 동원하고 헌법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계엄에 실패하면 사형되거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윤 대통령이 이번에 보여준 것은 '경고성 계엄'이라는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조 전 편집장은 윤 대통령이 보수의 가치를 전혀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수는 유능하고 예절 바른 사람이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없고 무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군대 경험도 없는 대통령이 이번에 비상계엄 선포를 한 것은 코미디에 가까운 무능함을 보여줬다"며 "무능하면 보수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명분으로 제시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조 전 편집장은 "이 의혹은 국민 일부, 그것도 지능이나 판단력에서 문제가 있는 소수 집단만의 주장"이라며 "윤 대통령이 이를 과장해 계엄을 합리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보다 윤 대통령 탄핵 사유 더 엄중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KTV 캡쳐) 2024.12.3/뉴스1

그는 "잠잠하던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윤 대통령 때문에 다시 고개를 들었고, 그들에게 마지막 희망을 주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가했다. 조 전 편집장은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완전히 끊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공천권이라는 기득권 때문"이라며 "다음 선거에서 자리를 지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정부 이후 국민의힘은 박수부대 역할만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유와 비교하며 윤 대통령의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조 전 편집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유에 비하면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만 배쯤 엄중하다"며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권성동 의원이 이제 윤 대통령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조 전 편집장의 이 같은 발언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내부의 정치적 갈등과 긴장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전 편집장의 발언은 정치권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