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트럼프 당선인 만나 대화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났다. 지난달 5일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이 국내 정·재계 인사 중 직접 만난 건 정 회장이 처음이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정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대화는 10분에서 15분 정도 나눴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식사를 함께 했고, 별도로 여러 주제에 관해 심도 있는 대화를 했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한국의 정치인이나 외교관, 기업인 등을 통틀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사실을 밝힌 사람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러왔다.
대화 내용은 공개 안 해
정 회장은 다만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미국 대선 기간 한국을 '머니 머신'으로 부르며 한국이 분담할 주한미군 주둔비를 연 100억 달러(한화 약 14조원)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 관세 부과 공약과 관련해 한국의 대미무역 흑자를 언급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산 제품에 대해 10% 이상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트럼프 당선인이 나에게 그런 내용을 물어봐도 내가 답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번 마러라고 체류에 앞서 한국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해달라며 부탁한 메시지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없었다"고 했다.
정 회장은 마러라고 체류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이뤄졌고, 애초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체류 기간이 5박 6일로 늘어났다.
정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트럼프 주니어와 여러 사업 구상을 했다. 종교가 같다 보니까 종교 관련 이야기도 했다"며 "이번에 트럼프 주니어가 많은 분을 소개해 줬다. 같이 사업 얘기를 하고 왔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이나 대선 캠프 관계자도 만났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누구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정 회장은 내년 1월 20일 워싱턴 DC 미국 연방회의에서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제47대 대통령 취임식에 공식 초청 요청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후계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특히 이번 행정부의 주요 인선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