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왕자과 결혼했다며 왕실 물건 판매하던 중국 여성들의 정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의 중동 왕자들에 대해서 그렇게 자세히는 알지 못할 것이다.
최근 중국 왕홍(인플루언서)들이 이를 이용해 물건을 판매해 오다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동의 공주로 가장하고 왕실의 물건을 판매해 오던 중국 왕홍들의 계정이 중국 본토 SNS 플랫폼에서 금지됐다.
얼마 전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1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뤄지아린은 우아한 금색 이브닝드레스와 화려한 목걸이로 치장하고 호화로운 빌라 앞에서 아랍인처럼 보이는 한 남성과 포옹을 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남편이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이다. 지금 임신 4개월이 조금 넘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곧 남편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주할 계획이기 때문에 중국에 있는 수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손해를 보고 매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프랑스산 향수'와 '영국 왕실용 세탁 세제' 등 다양한 물건을 판매했다.
왕실 물건이라고 주장했음에도 모두 가격이 50위안(한화 약 1만 원) 미만이었다.
이에 많은 시청자들은 "왕자와 공주가 사치품 대신 평범한 물건을 판매하는 이유가 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뤄지아린은 이런 댓글을 남기는 이들을 방송에서 쫓아냈다.
또 다른 여성 왕홍은 중동의 전통 의상을 입고 머리에는 히잡을 착용한 모습으로 두바이 왕자라 부장하는 한 남성과 함께 고급 차량에 앉아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이 두바이 왕자와 결혼해 살고 있으며 곧 이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여성 역시 뤄지아린처럼 다양한 물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그는 SNS 라이브 방송에서 6위안(한화 약 1,200원)짜리 '스타킹' 300켤레를 판매하는가 하면, 6.99위안(한화 약 1,400원)짜리 '영국 세탁 세제' 2kg을 판매했다. 이 세탁세제는 1000개 이상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치려고 외국인 배우까지 고용
하지만 이 여성과 뤄지아린 모두 중동인처럼 보이는 외국인을 고용해 중동 왕자와 공주를 사칭하고 품질이 낮은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들의 SNS 계정은 모두 차단됐고, 제품 리스트 역시 삭제됐다. 아직 구체적인 처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바이의 중국인 커뮤니티인 DXB.com은 아랍 국가의 왕족이 중국에서의 라이브 스트리밍 판매를 허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중동 공주를 사칭해 품질 낮은 물건을 판매해 온 왕홍들이 늘자 누리꾼들은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누리꾼은 "이런 왕홍들은 성공하고 부유한 엘리트 계층에 대한 대중의 부러움과 호기심을 이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우리 엄마는 자칭 공주라는 사람에게 30위안(한화 약 6,000원)짜리 향수를 샀는데 냄새가 끔찍했다. 싼 가격에 속지 말아라. 판단력이 부족한 노인을 노리는 사기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소식은 실제 중동 부호와 결혼한 중국 왕홍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남편과 함께 향수 브랜드를 런칭하는 여정을 더우인에 공유해 255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왕홍은 "중동에서 진정한 귀족은 조용히 지내고 SNS를 자유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