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방화로 두 아들을 다치게 한 남성이 전 아내까지 살해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11시 반께 포항 두호동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손 모 씨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숨지고, 20대인 두 아들이 2~3도의 화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차남은 전신 화상으로 중태에 빠졌다.
18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과의 인터뷰에서 장남 A 씨는 "아버지가 그날 오전 8시쯤 방문을 쓱 열더니 '아들 자나' 하고 물어보셨다. '자요' 하니까 집에서 나가시더라. 이후에 기름을 가져오셔서 집 안 구석구석 다 뿌리시고 안방에서 자고 있던 동생한테도 직접적으로 뿌렸다. 그때 동생이 놀라서 깼고, 현관 옆 작은 방에서 자고 있던 저는 동생 비명에 바로 나가서 소화기를 들고 와 동생 몸에 붙은 불을 꺼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 씨에 따르면 손 씨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크게 빚을 졌다. 아내 명의로 수억 원의 대출을 받았으며 친척들에게도 여기저기 돈을 빌렸으며 카드 돌려막기까지 하는 상황이었다고.
A 씨는 방화 사건 며칠 전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A 씨는 "사고 나기 사나흘 전에 아버지가 어머니와 차에서 대화하면서 갑자기 독극물을 꺼냈다"며 당시 독극물에 안전장치가 있어 아버지가 열지 못했고, 어머니는 가까스로 도망쳐 죽음을 면했다고 했다.
손 씨와 아내는 반년 전쯤 이혼해 방화 사건 당시에 아내는 집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동생은 현재 기증된 피부조직을 이식받으며 힘겹게 연명하고 있지만, 회복 확률은 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의 지인들은 그를 돕기 위해 수술비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다.
(뉴스1) 김송이 기자 ·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