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공모전 개최한 웹소설 플랫폼... 비판 받고 철회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웹소설 플랫폼에서 '계엄령'을 소재로 한 공모전을 열어 비난을 받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결국 하루 만에 계획을 철회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17일 웹소설 플랫폼 모픽은 공식 '엑스'(X)를 통해 "어제(12월 16일) 게시되었던 '계엄령' 공모전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 사태를 더욱 신중하고 무겁게 다뤘어야 하는 점에 통감하며, 부족한 고민과 접근 방식으로 걱정과 우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모픽은 전날 '최근에 계엄령만큼 핫한 소재가 있나?'라는 내용으로 계엄령 소재 웹소설 공모전을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1등 50만원, 2등 30만원, 3등 10만원, 특별상 10만원의 상금을 걸었다.
누리꾼들 "계엄령이 핫한 소재?... 시민들이 계엄군 막아"
이후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한 누리꾼은 "우리나라가 40년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던 계엄령이 그저 '핫'한 소재인가?"라며 "한밤중에 국회로 달려 나가 계엄군을 막고 광장에서 불빛을 들고 시위했던 시민들의 염원을 그저 판타지와 코믹 소설로 소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무겁고 민감한 사회 현안마저 '밈'(meme)과 콘텐츠로 만들어 소비하던 기조가 이 지경까지 왔다"고 한탄했다.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모픽은 해당 공모전 게시글을 삭제하고 내부 검토 절차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해 공지했다.
모픽은 "기획과 표현 방식에 충분한 검토를 하지 못한 점, 계엄이라는 무거운 역사적 사태를 하나의 소재로 보이게 만들었다는 점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모전 소재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소재의 시대적, 사회적 의미를 검토하는 과정을 갖겠다"고 했다.
아울러 "최대한 많은 인원들이 소재의 적절성을 검토할 수 있게 내부 피드백 채널을 운영해 사전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