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던 날...70대 할머니도 국회로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명령을 받은 군은 '국회 장악'을 시도했다. 외부의 적을 향해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 우리 군(軍)이 내부를 향해 돌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태를 묵과할 수 없었던 이 나라의 주인 '국민'이 국회로 향했다. 다양한 세대의 국민이 모였는데, 이 자리에는 머리가 하얗게 된 할머니·할아버지도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아주 놀라운 증언을 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서울의 밤, 대통령의 낮'에서 나온 증언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실명을 공개하고 인터뷰에 나선 정진명씨, 김지용씨 부부는 당시 현장에서 "군인들이 총격을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우린 다 살았으니, 총 쏘면 우리가 앞으로 가자"...현장에 있던 노인들 "그럽시다"
이들 부부는 "어떤 할머니가 정말 인상 깊었다"라며 "어떤 70대 노인이 '우리는 어차피 다 살았고, 잃을 것도 없으니까 이제 젊은 세대를 우리가 지켜주자'라고 하셨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 분이 '(군대가) 발포하게 되면 우리가 제일 앞장서서 섭시다. 맨 앞줄에 섭시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며 "그런데 거기 계셨던 여성들이 전부 다 '그럽시다, 그럽시다' 이러셨다"고 덧붙였다.
서로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젊은 세대를 지켜주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으려 했던 것이다.
실제 현장에 있던 이들이 찍어 공개한 유튜브 영상을 비롯해 일본 마이니치 신문 기자가 X(엑스, 트위터)에 올린 사진을 보면 시민들이 계엄군에 망설임 없이 맞서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시민들은 그알에서 나온 이 방송을 접한 뒤 "존경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몸과 마음을 바치려 한 그 의지를 배우겠다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외신은 12·3 비상계엄에 대해 "기괴했다"라고 평가하면서 국회로 모여 군의 의회 장악을 막안낸 것을 두고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