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11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특별 전시가 열린다. 레오폴트 미술관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이번 전시회를 기념하여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의 생애와 작품을 다룬 책, '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욕망을 그린 화가, 에곤 실레'가 한경arte에서 출간됐다. 스승과 제자 사이이자,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두 천재의 작품들을 살펴보며 그들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19세기 말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빈 분리파 운동의 창시자다. 그는 이 운동을 통해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 예술을 비판했다. 클림트는 느리지만 멈출 수 없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쇠퇴와 그 배경이 된 다양한 문화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그는 에로티시즘과 관능미가 뛰어난 예술가로, 코코슈카, 실레와 함께 표현주의의 위대한 거장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이 책은 클림트의 다양한 작품, 연도별 대표작과 함께 이 위대한 예술가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여정을 담아냈다.
그는 금기시되던 임산부의 누드부터, 사실적이고 노골적인 신체표현으로 수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본, 고대 이집트, 비잔틴 라벤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로부터 폭넓은 영향을 받은 클림트는 독특한 색채와 패턴, 평면적이고 2차원적인 원근법, 양식화된 이미지, 깊은 관능미로 가득 찬 세계에서 여성의 형상이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는 자신만의 에로티시즘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냈다.
클림트는 "나는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 특히 여성을 그리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라고 말하며, 여성을 모델로 한 그림을 특히 많이 그렸는데, 그가 그린 여성들은 기존의 둥근 몸과 편안한 이미지를 보여줬던 전통적인 19세기 아카데미 스타일과는 완전히 달랐다.
클림트가 그리는 여성들은 긴 머리를 풀고 있고, 가늘고 유연하며, 매혹적이고 노골적이어서 위협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이는 은폐되고 억압된 당시 사회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그의 성에 대한 집착과 자유를 보여준다.
아름답고, 감각적이고, 무엇보다 에로틱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에서 우리는 포스트모던의 삭막한 현실과는 거리가 먼, 풍족하고 여유로운 어떤 세상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현실 세계는 거의 다루지 않고 우화, 초상화, 풍경, 에로틱한 인물들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러한 점에서 무엇보다 아름다움이 가장 우위에 있는 세상을 창조하고자 한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