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최소 1명 감염"... 충격적인 헤르페스 감염병 근황
현재 전 세계적으로 15~49세의 8억 4600만명이 생식기 헤르페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이 연령대의 전 세계 인구 5명 중 1명에 해당한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15~49세 연령대의 5명 중 1명이 헤르페스 감염됐으며 매초 최소 1명, 연간 4200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WHO의 의료 책임자인 사미 코틀리브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생식기 포진에 대한 낙인으로 인해 수백만 명이 영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흔한 감염을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생식기 헤르페스는 단순포진바이러스(HSV) 1형(HSV-1)과 2형(HSV-2)에 의해 전파되는 매우 흔한 성관계 감염병이다.
1형(HSV-1)은 주로 구강이나 입술 주위에 포진을 일으키며 2형(HSV-2)은 성기 주위에 포진을 일으킨다. 다만 HSV-1도 성기 주위에 감염될 수 있으며, HSV-2도 입술이나 구강 주변에 물집을 유발하기도 한다.
'성병감염 저널'(Journal 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약 5억 2000만명이 HSV-2에 감염됐다.
HSV-2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의 원인 바이러스인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 위험을 3배 높인다.
공중 보건 관점에서 생식기 HSV-2는 재발성 발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높고, 증상이 있는 사례의 약 90%를 차지한다.
HSV-1은 2000년 기준 약 3억 7600만명이 앓고 있다. 이 중 5000만명은 HSV-2에도 동시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헤르페스 백신 존재하지 않아... 아기에게도 전몀될 수 있어
생식기 헤르페스에 감염될 경우 대부분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미미하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에게는 평생 재발할 수 있는 고통스러운 생식기 궤양과 물집으로 이어져 불편함을 유발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부작용을 줄이고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치료법과 백신이 필요하다.
WHO 글로벌 HIV, 간염 및 성병 프로그램 책임자인 메그 도허티 박사는 "대부분의 생식기 헤르페스 감염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많은 감염으로 인해 생식기 헤르페스는 여전히 전 세계 수백만명에게 괴로움을 준다"고 했다.
그는 "이는 과부하된 건강 시스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헤르페스 전염을 줄이기 위해 더 나은 예방 및 치료 옵션이 시급히 필요하다.
또 이는 HIV 전염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르페스는 때때로 신생아 헤르페스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생아 헤르페스는 어머니가 임신 후반에 처음으로 감염되어 출산 중에 아기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신생아가 헤르페스에 감염되면 뇌염, 발작, 척추 손상, 시력 손상, 영구적인 뇌 손상 등의 위험에 노출된다.
헤르페스를 완치하는 방법은 없다.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전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성관계 시 콘돔을 착용하고, 증세가 나타날 때는 성 접촉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예방을 위한 백신과 표적 치료제 개발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