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용현 전 장관이 쓴 비화폰 확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국방부를 압수수색 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사용했던 '비화(祕話)폰'을 확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당시 비화폰으로 군 관계자들에게 전화로 지시했다는 폭로가 나와 비화폰과 비화폰 통화 기록이 저장된 서버가 계엄 당시의 정황을 밝혀줄 핵심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특별수사단은 국방부에 수사관들을 보내 국방부 압수수색을 통해 김 전 장관의 비화폰 기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에는 국방부 조사본부도 함께했다.
특별수사단은 또 계엄사령부가 상황실로 사용했던 합참 지휘통제실의 CCTV를 확보했고, 내란 가담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청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비화폰은 보안 기술이 탑재된 대령급 이상 군 지휘관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다. 일반 휴대전화의 통신 기록과 달리 군용 비화 스마트폰 관련 기록은 국방부 자체 서버에 남고, 도감청·통화 녹음 방지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 1일 비화폰으로 전화해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3곳,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6곳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곽 사령관은 또 "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직접 전화해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결정적 증거, 통화 녹음 남아있을지가 관건
경찰은 김 전 장관의 비화폰 등을 분석해 김 전 장관이 지난 3일 계엄 당시 윤 대통령, 군 관계자들과 통화한 기록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의 비화폰 통화 녹음이 남아 있는지도 관건이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통화 기록은 국방부 자체 서버에 남는다.
결국 수사기관들이 이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과 다른 객관적 물증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 특수본부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내란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 특별수사단도 '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들을 불러 피의자·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일부 국무위원은 "당시 국무회의가 법적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법상 계엄법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내란 혐의 입증에 국무회의의 적법성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