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몽키 포레스트' 사고로 한국인 여성 등 2명 사망
인도네시아 발리의 유명 관광지에서 강풍에 큰 나무가 쓰러지면서 관광객들을 덮쳐 한국인 관광객 등 2명이 숨졌다.
지난 10일 (현지 시간) 더발리선, 발리디스커버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발리 우붓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 '원숭이 숲(몽키 포레스트)'의 산책로에서 강풍으로 인해 대형 반얀나무가 쓰러지면서 관광객을 덮쳤다.
'몽키 포레스트'는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산책을 하며 긴꼬리원숭이들을 볼 수 있는 인기 관광지다.
쓰러진 나무에 깔린 관광객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42세 한국인 여성 관광객과 32세 프랑스 국적 여성 관광객 등 2명이 사망했다.
또 43세 한국인 여성 관광객 1명은 부상을 입고 인근 우붓 케낙 메디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발리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후 12시 15분께 발생했다.
당시 강풍을 돌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관광객으로 붐비던 이곳에서는 반얀나무, 풀라이나무 등 나무 여러 그루가 강풍에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는 사고 당시 상황으로 보이는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커다란 나무가 사람들을 향해 쓰러지자, 관광객들이 소리를 지르며 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인도네시아, 우기로 홍수·산사태 피해 잇따라
발리 경찰 대변인은 "많은 관광객이 원숭이 숲을 방문해 구경하고 있었다"라면서 "사고 당시 이들은 나무를 피하려고 도망쳤지만, 일부 관광객은 그러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우붓 경찰청 구스티 뇨만 수다르사나 청장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는 등 한국·프랑스 영사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대사관 발리분관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으며, 유가족이 발리에 도착 후 장례 절차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리 분관은 또 인도네시아에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면서 홍수와 산사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숲길과 큰 나무 주변의 사고에 주의하고 홍수가 난 곳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지 언론은 원숭이 숲에서 강풍으로 여러 그루의 나무가 쓰러졌다며, 우기에 뿌리가 약해진 나무들은 미리 벌목해 사고를 예방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원숭이 숲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쓰러진 나무는 건강한 상태였다. 우리는 정기적으로 나무를 모니터링하고 가지치기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강풍과 극한의 기상 조건 때문에 발생했다. 우리는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이 상황을 해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지 원숭이 숲은 한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원숭이 숲 측은 재개장 관련 공지는 추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