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하야보다는 탄핵이 낫다"는 기류
용산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보다는 '탄핵소추안' 통과 뒤 헌법재판소에서 법적 다툼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야해 완전히 물러나기보다는 차라리 헌재에서 기각을 노리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탄핵이 인용되려면 헌법재판소 재판관 6인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여섯명 밖에 없어 기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이 '탄핵' 불허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슬슬 국민의힘 의원들 중에서도 '탄핵'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오후 1시 윤상현 의원의 '뒷발언'으로 인해 정치적 직격탄을 맞은 국민의힘 김재섭(도봉구갑)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찬성'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김 의원은 "저는 탄핵(표결)에 불참했다"라며 "분노와 흥분 속에서 겨우 나흘 만에 이뤄지는 탄핵을 확신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지역구 민심 떠나버린 김재섭, 뒤늦게 '尹 대통령 탄핵' 주장
이어 "대통령에게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퇴진에도 질서와 시간은 필요하다. 그러나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라며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합헌성을 따져보겠다는 소식도 들린다. 여기에는 질서도 없고 퇴진도 없다"라며 "이제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다.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세우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죽는 길이 곧 사는 길'이라는 말과 함께 소속 동료 의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다만 김 의원은 윤상현 의원과 있었던 대화로 인해 터져 나온 비판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또한 탄핵 표결 불참에 대해 터져 나오는 국민적 비판과 지역구 민심에 대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
물론 기자들과 문답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어떤 이유'로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됐는지도 국민에게 전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8일 배승희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윤상현 의원은 '후배' 김재섭 의원에게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김 의원은 윤 의원에게 "형 따라가는데,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먹는다. 어떻게 해야 돼?"라고 물었고, 윤 의원은 "재섭아,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앞장서서 반대했어. 끝까지 갔어. 그때 나 욕 많이 먹었어. 근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 그다음에는 무소속으로 가도 다 찍어주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져.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