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악플 잘못 달면 큰일납니다"... K팝 카페 열어 김밥·떡볶이 파는 20살 여성의 무시무시한 정체 (영상)

체첸 수도에 생긴 K팝 카페 '인기'


인사이트VK


최근 러시아 연방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도 그로즈니(Grozny)에 들어선 K팝 카페가 화제다.


바로 이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이곳에서는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무시무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타바릭 카디로바(Tabarik Kadrova, 20)라는 여성이 운영하는 K팝 카페 '치코(Chicko)'에 대해 보도했다.


타바릭 카디로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람잔 카디로프(Ramzan kadrov)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의 딸이다.


인사이트타바릭 카디로바 / VGTRK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의 중심부인 푸틴 거리에 위치한 이 카페는 할랄 버전의 한국 음식이 판매된다.


또한 매장에서는 K팝 히트곡이 흘러나오며, 한국 드라마를 상영하고 K팝 앨범과 굿즈를 나눠주는 등 한국의 K팝 문화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인스타그램 사용이 금지된 상태이지만, 이 카페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운영하고 있다.


인사이트Instagram 'chicko_russia'


치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을 보면 매장에서는 김밥부터 라면, 떡볶이, 비빔밥, 닭강정 등 다양한 한식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매장의 벽지에는 한국풍 고궁과 문양이 그려져 있으며, 직원들은 한글이 새겨진 옷을 입고 서빙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여권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쿠폰을 제공하는가 하면, 한국의 매운 라면을 누가 더 빨리 먹는지 대결하는 라면 파티를 하기도 한다.


체첸 수장 람잔 카디로프, 인권침해로 악명 높아


인사이트타바릭 카디로바와 람잔 카디로프 / Telegram


더타임스는 치코를 소개하며 인권침해로 악명 높은 카디로프의 딸이 K팝 카페를 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7년부터 체첸공화국을 통치하고 있는 카디로프는 크렘린궁에 충성하는 대가로 반대 세력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며 인권 탄압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병력 수만 명을 보내 러시아를 지원해왔다.


특히 카디로프와 그의 보안군은 고문과 사법 외 살인, 특히 무슬림이 대다수인 이 지역에서 동성애 남성을 '악마'라고 부르며 숙청을 이어왔다.


이에 성소수자(LGBTQ) 인권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방탄소년단(BTS)은 체첸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들의 팬덤 아미들은 카디로프의 지지자들로부터 위협을 받거나 라이브 콘서트 상영이 취소되는 등을 일을 겪었다.


인사이트Instagram 'chicko_vld'


지난 4월에는 체첸의 음악적 전통을 지키겠다는 이유로 너무 느리거나 너무 빠른 음악에 대한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당시 체첸 문화부 장관은 모든 음악과 성악, 안무 구성을 80~116 BPM의 템포로 제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카디로프의 딸 카디로바가 K팝 매장을 열고 K팝 앨범과 굿즈들을 진열해 놓은 것이다.


체첸 현지 전문가는 방송에서 "법률과 전통은 카디로프의 자녀들이나 다른 관료들의 자녀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그들이 잠재적인 미래 지도자라는 사실이 그들을 더욱 건드릴 수 없게 만든다"라고 밝혔다.


인사이트Instagram 'chicko_grozny'


더타임스는 "카디로프가 치코 매장에 직접 방문한 적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카페의 성공은 카디로바가 체첸의 복잡한 정치적, 사회적 역할을 헤쳐 나가는 능력을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이어 "치코는 K팝에 열광하는 체천 청소년들을 꾸준히 끌어모으고 있으며, 이는 체첸의 젊은 세대가 정권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외부 세계와 소통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8세에 사업을 시작한 타바릭 카디로바는 K팝 카페 외에도 러시아 전역에 여러 레스토랑과 피트니스 클럽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