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대통령, 금광 개발 의지 밝혀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엘살바도르가 금광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금광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우리는 잠재적으로 세계에서 제곱킬로미터당 가장 큰 금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금 매장량의 4%만 추출해도 약 1,310억 달러(한화 약 187조원)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엘살바도르의 현재 GDP의 380%에 해당한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2017년 3월 세계 최초로 채굴금지법을 시행했다.
독일과 체코, 헝가리, 터키 및 아르헨티나 일부 주에서 금 채굴 과정에서 청산가리 사용을 금지한 바 있지만 금속 채굴 전부를 막은 건 엘살바도르가 처음이다.
엘살바도르에서 광산으로 인한 환경피해 문제는 오랫동안 국가적 과제로 여겨져 왔다. 협소한 땅에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데다가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자원 오염이 주민들의 삶과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했다.
7년이 지난 현재 부켈레 대통령은 채굴금지법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엘살바도르에 약 3조 달러(한화 약 4290조원)의 미개발 금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엘살바도르의 재정적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금광 개발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부켈레 대통령 지지율 90% 육박
광산 개발 재개 가능성은 지난 2022년 10월 엘살바도르 정부 내에서 에너지·탄화수소·광산 총국이 설립되면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또 지난 2021년 5월 광산 문제를 다루는 국가 연합인 '광산, 광물, 금속, 지속 가능한 개발에 관한 정부 간 포럼(IGF)'에 가입하기도 했다.
현재 엘살바도르는 여당이 의회까지 장악하고 있어 채굴금지법은 조만간 폐지되고 실제 금 캐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제 3조 달러에 달하는 금이 매장되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환경 단체의 반발도 넘겨야 할 과제다.
부켈레 대통령은 "환경을 보호하는 현대적이고 지속 가능한 광산"을 제안했으나 현지 환경단체들은 "녹색 채굴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이로 인해 신장 질환, 호흡기 질환, 백혈병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2021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추가 매수에 나섰고, 트럼프 당선 이후 비트코인 수익률이 100%에 육박했다.
당초 제시한 비트코인의 경제 효과(투자 유치 등)는 거의 실현되지 않았다. 나랏돈으로 투기를 벌였다는 비판이 나왔고, 인권 단체들로부터 독재적 행태라는 외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켈레 대통령은 현재 엘살바도르에서 90% 안팎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