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집회 이후 지상파DMB 기능 주목받아
지난 주말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촉구 집회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경찰 비공식 추산 10만 명,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운집하면서 일부 시민들은 '제한구역', 서비스 불가 구역' 등의 문구가 뜨는 등 휴대전화 먹통 문제를 겪었다.
통신망 이용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시민들은 국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지 못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후 SNS에는 이런 통신 장애 상황에 대비해 '구형 휴대전화'을 준비하라는 조언이 속속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엑스(X·옛 트위터) 등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데이터 안 터져 뉴스 상황을 모르겠는 분들은 휴대전화에 있는 기본 TV 앱에 들어가 줄 이어폰을 꽂으면 인터넷이 없이도 뉴스를 볼 수 있다", "피쳐폰 때 많이 사용한 DMB로 시청하라" 등의 안내 글이 올라왔다.
여기에 언급된 지상파DMB는 휴대전화 등에 수신용 안테나를 설치해 무료로 TV·라디오 방송 등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동통신망이 아닌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동통신망에 의존하지 않고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재난 상황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이동통신망을 활용할 경우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나, 지상파DMB는 원활하게 작동된다.
지상파DMB 기능은 한때 많은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했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가 활성화되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기에 주로 피쳐폰(2G 휴대전화)이나 2020년 이전에 출시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있다.
이에 인파가 몰리는 집회에서 구형 스마트폰이 빛을 발한 것이다.
SNS에 지상파DMB와 관련한 글이 올라오면서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서랍 속 깊이 있던 구형 스마트폰을 꺼내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지상파DMB 기능을 사용하려면 지상파DMB 안테나가 내장된 유선 이어폰을 사용해야 한다.
과거 피쳐폰에는 안테나가 내장되어 있어 안테나를 꺼내 사용했지만, 일부 피쳐폰과 스마트폰에는 지상파 DMB 안테나가 내장된 유선 이어폰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만약 지상파DMB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예전에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찾았다면, 꼭 이어폰으로 수신이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통 3사, 비상대응 체제 돌입
한편 주말 집회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통신 장애나 지연을 겪지 않은 이동통신사를 찾는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LG유플러스가 주목받았다. 이통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중 통신 장애를 겪지 않았다는 이용자가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KT와 SKT를 사용한다는 누리꾼들은 "KT인데 먹통이었다", "KT 쓰는 데 2시부터 아무것도 안 됐다", "SK인데 전화, 인터넷 다 안 됐다" 등 대부분 먹통 문제를 겪었다고 한 반면,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은 불편을 겪었다는 글도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LG 알뜰 쓰는데 나는 잘 터졌다", "유플러스 쓰는데 유튜브도 화질을 내리면 잘 되더라", "카톡 사진도 보내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이통 3사는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이통 3사는 여의도, 광화문 등 대규모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지역에 통신 용량 증설 및 분산 등 네트워크 안전 운용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으며, 집회 예정 지역에 선제적으로 이동기지국을 배치하고 기지국 용량도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