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의원, 안철수 이어 국힘 소속으로는 2번째 표결 참여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어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여당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불참'을 결정했다. 혹시나 나올 수 있는 반란표를 막겠다는 것이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8명은 '김건희 특검' 표결 뒤 일제히 퇴장했다. 안철수 의원만이 자리에 오롯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의원 1명이 본회의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바로 김예의 지원이었다. 김 의원은 당론에 맞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그는 국회 밖에서 들려오는 시민의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 없었다고 했다.
지난 8일 BBC는 김 의원과 진행한 인터뷰를 짧게 정리해 보도했다.
김 의원은 BBC와 인터뷰에서 "야당을 위해 한 게 아니라 제가 대리해야 하는 시민 분을 대신해 들어간 것이다. 국회의원의 책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핵 표결이 있던 날 (대통령) 담화를 보고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탄핵을 부결시키는 방법만 있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찬성표를 던졌다"고 덧붙였다.
비상계엄 해제결의안 표결 못해..."참담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때 해제결의안에 투표하지 못했다. '시각장애인'인 탓에 빠르고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국회로 가 담을 넘어서라도 본회의장에 가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라며 "몸은 본회의장에 있지 않았지만, 비상계엄 해제 결의에 대한 마음은 이미 찬성 버튼을 백만 번 눌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계엄령이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더 두렵고 절박한 상황으로 다가오는 지 이번에 경험하며 그 참담함을 느꼈다"라며 "청각장애인들의 경우 계엄 선포조차 수어 통역이 되지 않고, 자막이 나오지 않아 전혀 알 수 없었다. 비상계엄이 전시 상황은 아니었기에 다행이지만 정말 전시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어떤 상황인지조차 판단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탄핵안 표결 참여 후 당원들에게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의 음성·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메시지에) 이제 나가라, 사퇴해라 등의 이야기도 많다"며 "변명을 하고 싶진 않지만, 단순히 나는 당론을 어길 거야 해서 어긴 게 아니라 항상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도 꼭 필요한 예산, 삭감된 것 중에 정말 해야 하는 예산, 증액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 챙겼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야당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재발의하면 그때와 같은 행동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탄핵안 재발의 여부와 관계없이 제 생각과, 민의를 반영한다는 마음은 같다"며 "단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국회의원의 책무에만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